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전보다 분명히 나아진 결과를 얻지 못해 쉽게 멈출 수 없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새로운 지렛대와 시간을 얻었기 때문에 서둘러 양보할 이유가 없다. 트럼프가 급히 체결한 MOU도 당장의 충돌을 봉합했을 뿐, 60일 이후 항로 관리 문제에서 이란이 목소리를 낼 문서적 여지를 남기며 근본적인 퇴로를 만들지 못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강경책에서 스스로 후퇴하기 어려운 정치적 구조에 갇혀 있고, 대통령 교체까지도 2년 이상 남았다. 그 전에 판을 바꿀 새로운 카드가 나오지 않는다면 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후임 대통령 역시 승리를 완성하는 마무리투수가 아니라 이미 악화된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 패전처리조에 가까울 수 있다.
세계화와 미국 중심 질서가 후퇴한다고 이스라엘이 문자 그대로 1948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현재 전략적 위치는 자국의 군사력만이 아니라 미국의 무기·외교력·해양질서·중동 개입이라는 거대한 외부 안전장치 위에서 형성돼 왔다. 지금 이란은 미국에 “앞으로도 이 비용을 계속 감당할 것인가”라고 묻고 있고, 미국 사회는 그 답을 장기간에 걸쳐 다시 조정하는 중이다. 동시에 튀르키예·사우디아라비아·걸프국 등 지역 강국들은 미국만을 전제로 하지 않는 새로운 안보·물류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변화가 계속된다면 이스라엘의 가장 큰 위험은 미국이 적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여전히 강한 채로 “이스라엘의 존재는 지키되 이스라엘이 원하는 중동까지 지켜주지는 않겠다”고 답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은 국가적으로 건국 이전으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의 생존은 누가 보장하는가”라는 건국 이전의 오래된 질문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세계화가 정점을 지나 후퇴하기 시작한 지금, 미국 중심 세계질서의 핵심 문제는 더 이상 미국이 힘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힘을 유지하는 비용을 미국 사회가 계속 감당할 의지가 있느냐에 있다. 미국의 민심이 국가전략으로 바뀌기까지는 여러 번의 선거와 정책 조정을 거쳐야 하므로 이 질문에 대한 답 역시 단번에 나오지 않는다. 호르무즈에서 이란은 사실상 “미국은 앞으로도 비용을 치르며 자유항행과 달러 중심 질서를 지킬 것인가”라는 장기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반대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미국이 그 답을 천천히 찾아갈 시간을 허용하지 않고 즉각적인 선택을 요구한다. 결국 현재의 혼란은 미국 패권이 갑자기 끝나는 과정이라기보다, 세계화 시대에 하나의 패키지로 묶여 있던 안보·무역·달러·동맹의 비용을 각국이 다시 계산하고 협상하는 긴 전환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2026년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단순한 통항료나 중동 지역분쟁을 넘어, 수십 년간 당연하게 여겨졌던 미국 중심 세계질서의 유지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란은 자유항행이 국제질서의 원칙이라면 미국이 군사력과 비용으로 이를 실제 보장하라고 압박하고, 그렇지 않다면 호르무즈에 대한 이란의 관리권을 인정하라는 딜레마를 만들고 있다. 미국은 달러·금융·동맹체제라는 패권의 이익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해상질서를 지키는 비용을 동맹국과 수혜국에 분담시키려 하고, 중국 역시 미국 패권은 약화시키고 싶지만 미국이 제공해온 자유항행이라는 공공재가 사라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결국 호르무즈에서 시작된 질문은 하나다. 수십 년 동안 공짜처럼 보였던 세계질서의 비용을 앞으로 누가 지불할 것인가.
전쟁은 전장에서만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사일과 탄약의 소모, 군수물자 재생산을 위한 원자재·노동 수요 증가, 호르무즈 해협 불안에 따른 유가·보험료·운송비 상승을 통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든다. 특히 미국이 전쟁으로 소진한 군수재고를 장기간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연준은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고, 미국의 고금리는 달러 강세와 엔화·원화 약세를 통해 일본과 한국의 수입물가까지 끌어올린다. 결국 전쟁발 인플레이션은 미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물류·금리·환율을 거쳐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며,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군수재고 복구와 호르무즈의 위험 프리미엄 때문에 그 경제적 후유증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
미국은 하메네이와 이란 지휘부를 제거하고 군사시설을 파괴하며 압도적인 힘을 과시했지만, 이란의 굴복이나 핵 문제 해결, 호르무즈해협의 안정이라는 전략적 성과로 연결하지 못했다. “석기시대로 돌려보내겠다”는 트럼프식 위협은 이란 국민의 생활기반까지 겨냥한 말로 받아들여져 정권과 민간을 구분한다는 명분을 약화했고, 국내 반전여론과 장기전 부담 속에서 미국의 협상력까지 제한했다. 특히 급하게 작성된 MOU 문구는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 수수료와 관리권을 주장할 빌미를 제공했다. 미국의 군사력이라는 구속은 여전히 강하지만, 트럼프의 위협 일변도 구질과 외교적 제구력에는 문제가 드러난 만큼, 이제는 전쟁을 확대할 선발투수보다 상황을 정리할 외교적 구원투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자신의 체면과 정치적 이익이다. 이란이 대화를 구걸했다고 주장하며 공습 취소를 승리로 포장하는 대신, 추가 전쟁이 미국의 안보와 경제, 동맹국의 안전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이란 지도부 제거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 어렵다면 정권교체와 추가 표적 제거를 포기하고, 이란의 주권을 인정하며 행동으로 책임을 보여야 한다. 민주국가에서는 지도자의 목을 바칠 필요가 없지만, 잘못된 전쟁을 시작한 지도자는 정치적 생명과 권력을 내놓아야 한다. 트럼프가 끝내 자신의 이익보다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지 못한다면, 새로운 정권이 전임자의 오류를 계승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
트럼프의 ‘TRUMP 2028’ 발언이 진담인지 농담인지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나 금기를 먼저 던지고, 상대와 지지층의 반응을 살핀 뒤 유리하면 밀어붙이고 불리하면 농담이나 협상술로 돌리는 것은 그가 평생 사용해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란 사태도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굴복시킨 뒤 협상으로 전환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틀에 놓여 있다. 다만 관세나 정치적 발언은 철회할 수 있지만, 이란 최고지도자와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고 시작한 전쟁은 되돌릴 수 없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트럼프의 방식이 통하거나 물러설 여지가 있는 상대를 만났지만, 이번에는 죽음과 보복, 체제 생존이 얽힌 엄중한 상황이어서 말을 주워 담듯 전쟁을 주워 담기는 어렵다. 못 먹는 감도 일단 찔러보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이어졌지만, 어떤 감은 한 번 찌르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이후 미국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자 엑손모빌과 셰브런을 향해 가격을 낮추라고 압박했지만, 고유가의 근본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불안과 원유 공급 차질에 있다. 이 상황을 중간선거를 앞둔 단순한 책임 전가로만 볼 수도 있으나, 6월 미국·이란 양해각서에 담긴 원유 제재 면제, 동결자산의 통제된 사용, 미국산 농산물 구매 조건과 중국에 대한 불개입 요구를 함께 보면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란을 자국이 관리할 수 있는 원유·금융질서로 복귀시키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압박한 뒤 협상 국면에서 내려오려 했지만, 이란의 군사적 무력화를 더 원했던 이스라엘과 금융·해협 통제권을 지키려 했던 이란은 서로 다른 종착지를 보고 있었다. 결국 출구전략은 어긋났고, 호르무즈 불안과 유가 상승은 석유기업의 이익, 미국 소비자의 부담, 트럼프의 선거 악재로 돌아왔다.
제2차 세계 대전 전후는 오늘날의 국경과 국제 질서가 본격적으로 굳어진 시기였다. 독일과 한반도는 강대국의 점령과 협상에 따라 분단되었고, 중동에서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식민지배가 남긴 경계 위에 이스라엘 건국과 팔레스타인 문제가 더해졌다. 미국은 전후 국제기구와 경제·안보 체제를 주도하며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했고, 이스라엘의 국제적 승인 과정에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당시에는 주권과 민족자결의 원칙이 존재했지만 식민지와 위임통치 지역 주민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지는 않았으며, 외부 세력이 내린 결정의 비용은 전쟁·분단·난민·국경 분쟁의 형태로 후대에 남았다. 오늘날의 갈등을 이해하려면 현재의 국경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선이 누구에 의해 어떤 이해관계 속에서 그어졌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중동 분쟁과 미·중 패권 경쟁이 보여주듯 현대 국가의 실질적인 힘은 금융자산의 명목가격이 아니라 기술, 제조능력, 자원과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역량에서 나온다. 한국 역시 집값 상승으로 국가의 장부가를 부풀리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반도체·조선·원전·방산·인공지능처럼 다른 국가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생산성 증가 없이 자산가격만 오르면 노동의 상대적 가치는 낮아지고, 연구개발과 창업에 투입될 자본이 기존 자산 거래로 쏠린다. 과학기술이 국가의 파이를 키우는 힘이라면 철학은 그 성과를 어디에 투자하고 어떻게 나눌지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결국 대한민국이 높여야 할 것은 부동산의 명목가치가 아니라 미래에도 세계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국가의 진짜 몸값이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기대와 달리 두꺼비는 마법사가 아니다. 아파트 재건축의 이익은 낡은 건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지지분과 추가 개발 가능성에서 나오며, 건물 평단가만으로 가격을 비교하면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서로 다른 토지권리와 사업성을 가리게 된다. 따라서 아파트를 살 때는 전용면적 1평당 가격보다 건물이 포함된 토지 1㎡를 얼마에 사는지, 대지지분과 용적률, 부지의 경사와 추가 공사비를 함께 따져야 한다. 건물은 원래 수십 년 동안 사용하는 재산이므로 안전하게 오래 쓸수록 경제적인데도 재건축 기대감 때문에 아직 쓸 수 있는 건물을 빨리 부수려는 태도는 남은 사용가치를 스스로 버리는 일일 수 있다. 특히 30년이나 40년짜리 주택담보대출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재건축 분담금과 이주비, 추가 대출까지 겹치면 가계 현금흐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새집을 만들어주는 것은 두꺼비가 아니라 내가 가진 토지와 내가 추가로 부담하는 돈이며, 아파트를 단순한 건물 평단가가 아니라 건물의 사용가치와 토지권리의 결합으로 평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회사보유분’이라는 표현은 그 세대가 현재 회사 측에 남아 있다는 사실만 나타낼 뿐, 처음부터 좋은 동·호수를 따로 빼두었다는 뜻은 아니다. 만약 실제로 일반분양에서 우량 세대를 제외해 사전에 확보한 것이라면 이는 특별혜택이 아니라 공급 절차의 공정성을 따져야 할 문제다. 오히려 광고에 ‘선착순 공급’, ‘계약금 지원’, ‘중도금 무이자’, ‘마감 임박’ 등이 함께 적혀 있다는 점을 보면, 이미 분양시장에 나왔지만 계약되지 않았거나 계약이 해제돼 다시 회사에 돌아온 잔여물량을 ‘미분양’이나 ‘미계약분’보다 듣기 좋게 포장한 표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법적으로 정당한지, 고물가와 어느 정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25개 주 정부가 관세로 인한 주민과 기업의 피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미국 기업들도 관세 취소와 환급을 요구하며 법정에 나섰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중요한 정치적 신호다. 관세가 고물가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더라도, 미국 국민과 기업이 생활비와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 불만이 여론을 넘어 제도적 저항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원에서 승리하더라도 국민의 생활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약속은 대통령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서 평가받아야 한다.
미·이란 종전 MOU 이후 미국의 제재 완화와 경제지원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핵 협상보다 중요한 지렛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예고했던 대규모 공습을 보류한 것은 미국의 군사적 패배라기보다, 이란 공격 이후 발생할 유가 급등과 걸프 동맹국에 대한 보복, 장기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전술적 후퇴였다. 이는 미국이 이란을 굴복시키는 단계에서 이란이 만들어낸 위험을 관리하는 단계로 이동했음을 뜻하며,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반드시 정치적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패권의 한계를 보여준다.
서울의 37도 예보에는 도시의 평균적인 열섬 특성이 일부 반영돼 있지만, 동풍에 따른 푄 현상과 구름·바람·지형 조건도 함께 작용하며, 개별 도로와 건물 사이의 복사열·인공열·바람 정체까지 완전히 나타내지는 못한다. 따라서 공식 기온에 단순히 5~10도를 더해 실제 기온을 설명하는 것은 부정확하지만, 햇볕 아래 아스팔트와 고층 건물 사이에서 사람이 받는 열 부담은 예보 수치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고 해서 내년이 반드시 올해보다 더 더운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기압 조건이 형성될 경우 기록적인 폭염과 장기간의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므로, 예보 숫자만 보지 말고 햇볕·습도·바람·노면과 냉방 여건까지 함께 고려해 대비해야 한다.
15세기 명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화 선단을 보유했지만, 그 압도적인 기술과 동원력을 지속적인 해양 진출과 생산체제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오늘날 미국 역시 AI와 우주산업에서는 세계를 선도하면서도 조선·제조업·전력망·공공 인프라 같은 실물 기반에서는 실행력 저하를 드러내고 있다. 패권국의 쇠퇴는 기술이 사라질 때가 아니라, 첨단기술이 공장과 공급망, 도시와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현실의 힘으로 연결되지 않을 때 시작된다. 미국이 과거의 금융·기술 패권에 안주한다면 인공지능과 화성선은 미래를 여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역사의 흐름을 바꾸지 못한 현대판 정화의 보선으로 남을 수 있다.
미국은 이란의 완전한 무장해제보다 핵 문제를 통제하고 협상 가능한 상태로 돌려놓으려 했지만, 이란의 군사역량 자체를 약화하려는 이스라엘과 같은 전쟁에 올라타면서 목표와 종전 조건을 잃었다. 참수작전 참여는 이란 강경파의 논리를 강화했고, 전쟁은 애초 계산에 없던 호르무즈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번졌다. 미국은 이란을 압박해 달러 중심 질서와 패권을 지키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전 세계인의 생활비를 끌어올려 트럼프와 미국에 대한 민심을 잃고 있다. 차라리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공격하기보다 이스라엘을 진정시키고 이란과의 협상 통로를 유지했다면, 종전의 보증인이라는 지위와 더 나은 선택지를 지킬 수 있었을지 모른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나토 동맹국에 더 많은 방위 부담을 요구하면서, 중동과 유럽에 직접 군대를 투입하는 비싼 패권에서 달러·금융제재·동맹을 활용하는 값싼 패권으로 전환하려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동맹의 신뢰를 걸어 미국을 중동에 묶었고, 이란은 미군기지와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면서 중국에 석유를 팔고 위안화로 결제받아 미국의 제재력을 약화시켰다. 달러패권을 흔들기 위해 미국과 같은 군사력을 갖출 필요는 없었다. 미국을 전쟁에서 이기는 대신 달러를 거치지 않는 거래망을 만들고, 제재를 받아도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 됐다. 미국이 이를 방치하면 패권의 신뢰가 무너지고, 막으려 군사력을 사용하면 떠나려던 전쟁터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미국을 붙잡은 것은 이스라엘이나 이란만이 아니라, 비용은 내려놓으면서 패권의 권리와 특권은 유지하려 했던 미국 자신의 모순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이란의 핵·군사 능력을 제한하고, 중국과 위안화로 석유를 거래하며 미국의 제재망을 벗어난 이란을 다시 달러 중심의 국제질서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쟁에 가깝다. 그러나 핵시설과 발전소를 파괴하는 것만으로는 이란의 핵기술과 중국 의존을 없앨 수 없으며, 오히려 이란을 위안화 경제권으로 더 깊이 밀어 넣고 유가와 미국의 생활비만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의 진정한 승리조건은 이란의 폐허가 아니라 핵사찰 복원, 호르무즈 해협 안정, 유가 하락, 친이란 세력의 공격 중단, 그리고 제재 완화를 대가로 이란산 석유와 금융거래를 다시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제결제망 안에 편입시키는 것이다. 전쟁 이후 이란의 핵개발이 더 은밀해지고 중국과의 위안화 거래가 강화된다면, 미국은 군사적으로 이기고도 전략적으로 패배한 셈이다.
국내에서 별도로 분리배출하는 무색페트병은 모든 PET 제품이 아니라 무색·투명한 생수 및 음료 용기를 뜻한다. 색이 있는 음료병이나 식용유병, 세제병, 계란판, 과일 트레이, 일회용 컵 등은 PET 재질이어도 일반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한다. 생수·음료병만 따로 모으는 이유는 재질과 색상이 균일하고 오염이 적어 고품질 재생원료를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배출할 때는 내용물을 비우고 헹군 뒤 라벨을 제거하고, 병을 찌그러뜨려 뚜껑을 닫아 버리면 된다. 수거된 병은 선별·분쇄·세척 과정을 거쳐 플레이크나 재생칩으로 만들어지고, 섬유·포장재·화장품 용기 또는 새 페트병의 원료로 사용된다. 실생활에서는 ‘무색·투명한 생수나 음료병인가’를 먼저 확인하고, 제품에 표시된 ‘무색페트’ 또는 ‘플라스틱 PET’ 표시를 따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전쟁은 행정부에 막대한 예산과 비상권한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감시와 공개 절차를 약화시켜, 조달 담합과 리베이트, 측근 보호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국민과 병사들이 죽음과 빈곤을 감당하는 동안 권력자와 그 주변이 계약·사업·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면, 이는 단순한 횡령을 넘어 국민의 고통을 수익으로 바꾸는 전시 부패다. 이러한 사익화 논란을 받는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2026년 7월 28일 백악관에서 만나 무기 생산과 군사지원을 협상한 장면은, 국민에게는 생존의 문제인 전쟁이 최고권력자에게는 돈과 권력, 거래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
스위스처럼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중립국의 무역흑자까지 관세와 투자 압박의 대상으로 삼는 모습은 미국의 힘과 위기를 동시에 보여준다. 미국은 여전히 거대한 시장과 달러의 영향력으로 다른 나라와 기업의 선택을 바꿀 수 있지만, 그 힘을 반복적으로 동원한다는 것은 제조업 공동화와 해외 공급망 의존, 무역적자, 물가 부담과 정치적 불만을 그만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할리우드에서도 나타난다. 과거 영화가 유능한 제도와 영웅을 통해 세계를 구하는 강성한 미국을 홍보했다면, 오늘날의 영화는 분열된 공동체와 작동하지 않는 제도, 내부에 자리 잡은 공포를 반복해서 보여준다. 관세정책과 대중문화가 함께 전달하는 메시지는 비슷하다. 미국은 아직 다른 나라를 움직일 만큼 강하지만, 지금 세계를 향해 가장 크게 말하고 있는 것은 힘의 자랑보다 자신이 아프다는 고백이다.
화성에 사람 한 명을 보내는 일은 단순히 100kg의 몸을 운반하는 문제가 아니다. 수개월간 필요한 식량과 물, 산소, 생활공간과 생명유지장치를 합치면 사람 한 명당 수 톤의 추가 질량이 발생하고, 이를 움직이기 위한 연료와 착륙장치까지 연쇄적으로 커진다. 화성에 집 한 채를 지을 정도의 정수·에너지·농업·재활용 기술과 예산이라면 지구에서는 황폐한 토지를 복원하고 물과 전기가 부족한 수많은 사람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 기후협약과 환경투자는 비효율적인 비용으로 취급하면서 막대한 공공자원이 필요한 화성 이주와 우주산업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일관된 판단인지 물어야 한다. 우주탐사는 가치가 있지만 화성을 지구의 대체재로 말하기 전에, 이미 대기와 물과 생태계를 갖춘 지구를 지키는 일이 훨씬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생존전략임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장과 해협 통제력을 억제해 관리 가능한 질서로 복귀시키려 했지만, 반복된 공습은 이란의 계산을 바꾸지 못한 채 혁명수비대의 영향력과 내부 결속을 오히려 강화했다. 이란은 미국을 군사적으로 이길 필요 없이 호르무즈와 홍해의 긴장을 조절하고 미사일·드론·대리세력을 활용해 미국의 전쟁 비용을 높이면 된다. 반면 미국은 공격을 멈추면 패배로 보이고 계속하면 유가 상승, 요격미사일 소모, 동맹국 불안과 국내 정치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실질적 무력화를 원하지만 미국은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렵고, 중국은 이란의 붕괴와 원유 공급망의 완전한 마비를 모두 피하면서 미국이 중동에 묶이는 상황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 결국 이번 대결의 승패는 파괴력보다 누가 더 오래 비용을 견디느냐에 달렸으며, 이란을 관리하려던 미국의 전쟁은 미국 스스로 감당 가능한 출구를 찾는 전쟁으로 바뀌고 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 연임 표결에서 미국이 144대 10으로 고립되고, 이를 비판한 프랑스와 공개 충돌한 사건은 서방동맹의 붕괴라기보다 미국 중심 질서의 운영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군사력과 달러 영향력은 여전히 강하지만, 동맹국들이 미국의 판단을 자동으로 따르지 않으면서 미국은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설득과 압박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프랑스는 미국 진영을 떠나려는 것이 아니라 동맹 내부의 일방적 위계를 거부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안보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유럽과의 간극은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은 미국의 인권 비판에 맞설 정치적 명분을 얻고,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균열을 활용할 기회를 확보했다. 결국 이번 충돌은 미국의 힘이 사라진 사건이 아니라, 미국이 이란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유럽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AI가 가져오는 가장 큰 경제적 변화는 단순한 생산량 증가가 아니라 정보와 전문지식의 가격을 낮춰 개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넓히는 데 있다. 과거에는 정보비대칭과 기술적 진입장벽 때문에 외부 전문가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해 자료 조사, 문서 작성, 기초 분석, 코딩과 같은 작업을 직접 수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생산성과 소비자 후생은 증가하지만 기존 서비스 거래와 매출은 감소해 GDP에는 그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AI가 정형화된 작업의 원가를 낮출수록 서비스업의 진짜 가치는 기술적 수행이 아니라 고객의 모호한 요구를 구체화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에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앞으로 전문가는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처리하기 어려운 맥락과 불확실성을 해석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역할로 이동할 것이며, 국가는 국민의 실질적 효익은 커지지만 소득과 거래를 기반으로 한 과세표준은 줄어드는 새로운 재정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AI 시대에는 GDP와 시장 매출만으로 경제적 풍요를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증가한 생산성과 편익을 어떻게 측정하고 분배하며 고용과 국가재정을 유지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헤지펀드의 공격이나 금융당국의 일시적 실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위기였다. 저유가·저금리·저달러로 대표되는 3저 호황은 동아시아 국가들에 수출 확대와 고성장을 안겼지만, 동시에 과잉투자와 과도한 부채, 단기 외채 의존을 키웠다. 이후 엔저와 중국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수출 환경이 악화되자 기업 부실과 경상수지 적자가 드러났고, 감독 체계가 미비한 상태에서 이뤄진 성급한 자본시장 개방과 고정환율제는 위기를 더욱 증폭시켰다. 특히 단기 외화를 빌려 장기 설비와 부동산에 투자한 만기 불일치, 환위험을 회피하지 않은 외화부채 구조는 자본 유출과 환율 급등이 시작되자 기업과 금융기관을 동시에 무너뜨렸다. 결국 1997년 위기는 대외 경제환경의 반전이 도화선이 되고, 호황기에 누적된 부채와 제도적 취약성이 화약이 되어 폭발한 사건이었으며, 국가적 경제위기의 규모는 외부 충격 자체보다 그 충격을 견딜 내부 구조의 내구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미국은 전후 세계 질서와 달러 패권을 구축해 막대한 금융·군사적 특권을 누렸지만, 그 과정에서 무역적자와 산업공동화, 금융화와 양극화를 스스로 심화시켰다. 이제 그 비용이 내부 정치의 위기로 돌아오자 미국은 중국과 동맹국을 가해자로 지목하며 피해자 서사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문제는 힘의 부족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 동시에 개입해야 하는 오버리치에 있다. 모택동이 ‘종이호랑이’라는 표현으로 간파했듯 미국은 개별 전투에서는 압도적일 수 있어도 전선이 넓어지고 장기화할수록 재정·물류·동맹·국내 여론의 부담에 갇힌다. 이란과 중동은 이러한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 전선이며, 미국이 힘을 사용할 때마다 패권의 유지비가 높아지고 그 비용이 효익을 넘어서는 순간 패권은 자산에서 부채로 바뀐다. 미국의 일장춘몽은 세계 최강국이 된 데 있지 않고, 자신이 만든 질서가 영원히 미국에만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라 믿은 데 있으며, 이제 미국은 패권의 특권을 끝까지 지킬 것인지, 한계를 인정하고 내부 산업과 재정, 사회적 신뢰를 복구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