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젤렌스키, 전쟁이라는 사업

전쟁은 행정부에 막대한 예산과 비상권한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감시와 공개 절차를 약화시켜, 조달 담합과 리베이트, 측근 보호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국민과 병사들이 죽음과 빈곤을 감당하는 동안 권력자와 그 주변이 계약·사업·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면, 이는 단순한 횡령을 넘어 국민의 고통을 수익으로 바꾸는 전시 부패다. 이러한 사익화 논란을 받는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2026년 7월 28일 백악관에서 만나 무기 생산과 군사지원을 협상한 장면은, 국민에게는 생존의 문제인 전쟁이 최고권력자에게는 돈과 권력, 거래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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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 성장하는 행정부의 부패세포

전쟁이 시작되면 국가는 비대해진다.

평시라면 의회의 심사와 공개입찰, 언론의 감시를 거쳐야 할 예산이 긴급하다는 이유로 빠르게 집행된다. 무기와 탄약, 에너지, 통신, 식량, 복구사업에 막대한 돈이 투입되고, 정부는 기업을 선택하고 가격을 결정하며 물자의 이동을 통제한다. 안보를 이유로 정보는 비공개되고, 반대 의견은 국가적 단결을 해치는 행동으로 취급되기 쉽다.

이런 환경은 전쟁 수행에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동시에 부패가 자라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기도 하다.

전쟁 속에서 성장하는 부패는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의 금고에 돈이 들어가는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작은 세포처럼 시작된다. 조달 담당자가 특정 업체에 정보를 흘리고, 업체는 계약금액을 부풀린다. 중간 브로커가 수수료를 받고, 정치권 인사가 업체를 보호한다. 감사기관은 눈을 감고, 수사기관은 사건의 방향을 조절한다.

이 세포들이 서로 연결되면 하나의 조직이 된다.

업체는 과도한 이윤을 얻고, 관료는 리베이트를 받고, 정치인은 자금과 충성을 얻는다. 최고권력자는 직접 돈을 받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계약과 자리를 나눠주면서 권력을 유지한다.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이익이 하나의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전쟁은 이 구조를 더욱 크게 만든다.

국민은 세금과 재산을 내놓고, 젊은이들은 전선으로 끌려간다. 가족들은 죽음과 부상, 피난과 실직을 감당한다. 동맹국 국민들도 막대한 원조 비용을 부담한다. 그런데 그 희생을 명분으로 확대된 예산의 일부가 권력자와 측근의 재산, 기업, 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환된다면 이는 평범한 횡령과는 성격이 다르다.

국민의 고통 자체가 권력자의 수익원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전시 국방조달의 부패는 돈만의 문제도 아니다. 부풀려진 가격만큼 살 수 있는 탄약과 장비가 줄어든다. 성능이 떨어지는 장비가 납품되고, 필요한 물자가 제때 전선에 도착하지 않는다. 공개경쟁에서 탈락했어야 할 업체가 정치적 연줄로 살아남고, 더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은 배제된다.

그 결과를 부담하는 사람은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관료가 아니다. 제대로 된 장비를 받지 못한 병사다.

따라서 전시 부패는 단순한 재산범죄가 아니다. 국방력을 훼손하고 병사들의 생존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전쟁행위에 가깝다. 적군이 파괴해야 할 군수체계를 내부의 부패세력이 대신 파괴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논란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핵심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식 재산신고액이 몇 년 사이 얼마나 늘었는지만이 아니다. 신고된 소득 증가만으로 전쟁을 이용한 부정축재를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질문은 전쟁으로 급격히 확대된 조달예산과 국가계약을 누가 통제했으며, 그 과정에서 대통령 측근과 정치적 후견망이 어떤 이익을 얻었느냐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현금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최고권력자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부패구조에서 최고통수권자의 몫은 반드시 현금일 필요가 없다. 측근의 재산 증가, 정치자금, 충성파의 경제적 기반, 언론과 기업에 대한 영향력, 경쟁자 제거, 퇴임 이후의 안전보장도 모두 권력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다. 측근들이 계약과 인사를 장악하고 그 대가로 대통령의 권력을 지켜준다면, 대통령은 그 구조의 정치적 수익자다.

이 때문에 공개입찰과 조달개혁은 단순한 행정개선이 아니다.

가격이 공개되고 여러 업체가 경쟁하면 기존 업체가 누리던 초과이윤이 줄어든다. 초과이윤이 줄면 리베이트로 돌릴 돈도 사라진다. 데이터에 따라 장비를 배분하고 조달 성과를 공개하면, 특정 관료나 정치인이 계약을 선물처럼 나눠주는 권한도 약해진다.

기득권이 개혁가에게 반발하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방식이 불편해서가 아니다. 개혁이 자신들의 수입과 권력, 그리고 서로를 보호하는 관계망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개혁을 추진하던 인물이 갑자기 해임되거나, 반부패 수사기관의 독립성이 약화되거나, 대통령 측근에 대한 수사가 정치적으로 제약받는다면 의심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정황만으로 대통령 개인의 범죄를 확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최고권력자가 부패를 몰랐는지, 알고도 방치했는지, 측근을 보호했는지는 반드시 물어야 한다.

몰랐다면 통치능력의 실패이고, 알면서 방치했다면 공범적 책임이며, 그 구조에서 정치적·경제적 이익까지 얻었다면 부패의 정점이다.

트럼프의 사례는 이보다 더 직접적이다.

대통령의 이름과 발언, 정책 영향력, 규제 방향이 암호화폐와 미디어 사업 등 개인의 경제적 이익과 결합한다. 국가적 위기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대통령의 한마디가 자산 가격을 크게 움직이고, 그 정보에 대한 접근권과 관련 사업은 더 높은 가치를 갖는다.

대통령이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시장에서 동시에 사업자가 된다면 공적 결정과 사적 이익의 경계는 무너진다.

트럼프와 젤렌스키를 둘러싼 의혹의 형태는 같지 않다. 트럼프에게 제기되는 문제는 대통령의 명성과 영향력을 사업수익으로 직접 전환한다는 점에 가깝다. 젤렌스키를 둘러싼 문제는 전시 조달과 측근 네트워크, 정치적 경쟁자 관리가 결합된 간접적 사익화 가능성에 가깝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공통점은 부패다.

국가가 위기에 처할수록 행정부의 권한은 커진다. 권한이 커지는 만큼 예산과 정보, 계약과 인사도 행정부에 집중된다. 그런데 감시와 견제는 전쟁이라는 이유로 약해진다. 바로 그 틈에서 부패세포가 성장한다.

처음에는 전쟁을 빨리 수행하기 위한 예외였다. 다음에는 국가안보를 위한 비밀이 되고, 그다음에는 측근을 위한 계약이 된다. 마침내 대통령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이권체계로 굳어진다. 이 단계에 이르면 행정부는 전쟁을 끝내는 조직인 동시에, 전쟁이 계속될수록 더 많은 예산과 권한을 얻는 조직이 된다.

전쟁의 장기화가 누군가에게는 비극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사업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위험한 지점이다.

전쟁을 통해 성장한 권력은 전쟁이 끝나면 축소되어야 한다. 긴급예산은 사라져야 하고, 비공개 계약은 공개되어야 하며, 임시로 확대된 행정권한은 의회와 사법기관의 통제 아래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세력은 그런 정상화를 원하지 않는다.

평화는 그들의 예산을 줄이고, 계약을 끊고, 비밀을 공개하며,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시 행정부의 부패를 감시하는 일은 단순히 세금 몇 푼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전쟁이 불필요하게 연장되는 것을 막고, 병사들의 생명을 지키며, 국민의 희생이 권력자의 자산으로 바뀌는 것을 차단하는 일이다.

국민에게 애국과 희생을 요구하는 지도자일수록 자신의 재산과 측근의 이권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쟁을 이유로 감시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기 때문에 더 강한 감시를 받아야 한다.

국민이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권력자가 가장 큰 이득을 챙긴다면, 그 행정부는 더 이상 국가를 지키는 조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국민의 희생을 먹고 자라는 부패세포이며, 외부의 적과 싸우는 동안 국가의 내부를 잠식하는 또 하나의 적이다.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2026년 7월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담했다. 트럼프는 회담 직후에는 패트리엇 생산 허가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7월 31일에는 미국 기술이 유출될 위험을 이유로 아직 허가하지 않았다고 후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