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점에 받은 40년 주담대, 10년 갚아도 원금 87.5%는 남는다니 어쩌나
2021년 10월 주택담보대출 5억 원을 40년 만기로 빌렸다면, 5년을 갚아도 원금의 약 93%가 남는다. 이후 금리가 연 3%에서 5%로 오르면 월 납입액은 약 179만 원에서 235만 원으로 늘지만, 다시 5년을 갚아도 원금의 약 87.5%가 남는다.
2021년 10월, 집값이 고점에 이르렀을 때 집을 샀다고 해보자. 주택담보대출로 5억 원을 빌렸다. 처음 5년은 금리가 고정되고, 원리금은 40년에 걸쳐 갚는 조건이었다. 매달 낼 돈을 계산해 봤을 때는 감당할 만했다. 5년 뒤 금리가 바뀌는 날은 멀게 느껴졌을 것이다.
대출금리가 연 3%였다면 월 상환액은 약 179만 원이다. 2021년 10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5년 동안 약 1억 739만 원을 낸다. 그러나 그중 원금을 갚는 데 쓰인 돈은 약 3,490만 원이다. 5년을 갚은 2026년 10월에도 처음 빌린 5억 원의 약 93%, 즉 4억 6,510만 원이 남는다.
이때 금리가 연 5%로 바뀌고 남은 35년에 걸쳐 원리금을 다시 계산한다고 해보자. 월 상환액은 약 235만 원으로 늘어난다. 이전보다 매달 약 56만 원, 1년이면 약 669만 원을 더 내야 한다.
더 내는 만큼 원금도 빨리 줄어들까. 금리 변경 후 첫 달 납입액 약 235만 원 가운데 이자는 약 194만 원이다. 원금을 갚는 데 쓰이는 돈은 약 41만 원이다. 납입액은 크게 늘었지만,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원금에 높아진 금리가 적용되면서 돈의 대부분이 이자로 나간다.
시간이 흐르면 잔액이 조금씩 줄어 이자도 감소한다. 그만큼 원금 상환액은 증가한다. 그래도 금리 변경 후 첫 1년간 줄어드는 원금은 약 503만 원이다. 다섯 번째 해에 줄어드는 원금도 약 614만 원이다.
2026년 10월부터 2031년 10월까지 두 번째 5년 동안 내는 돈은 모두 약 1억 4,084만 원이다. 첫 5년보다 약 3,344만 원을 더 내지만, 이 기간에 줄어드는 원금은 약 2,784만 원이다. 오히려 첫 5년간 갚은 원금 약 3,490만 원보다 적다.
2026년 10월에는 원금의 약 93%가 남는다. 월 납입액을 올려 다시 5년을 갚은 2031년 10월에도 약 87.5%가 남는다. 대출을 받은 지 10년이 지나도록 최초 대출금 5억 원 가운데 약 4억 3,726만 원을 여전히 갚아야 하는 것이다.
이는 첫 5년간 연 3%, 이후 5년간 연 5%가 적용된다는 계산상의 사례다. 실제 상환액과 잔액은 대출 약정과 금리 변경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긴 만기로 빌린 큰 원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분명하다. 매달 더 많은 돈을 내면서도, 다음 5년 동안 갚는 원금은 지난 5년보다 적을 수 있다.
금리 변경을 앞두고 확인할 숫자는 새 월 상환액 하나가 아니다. 그 돈 가운데 이자가 얼마인지, 앞으로 5년을 더 갚으면 원금이 얼마 남는지까지 계산해 봐야 한다. 5년 전 집을 살 때 정한 대출 기간이 앞으로의 가계 지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제야 구체적인 숫자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