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 재건축 갈등, 용적률 말고 대지지분을 봐야 한다

워커힐 재건축의 통합·분리 갈등은 용적률이나 세대수만으로는 본질을 알기 어렵다. 재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각 세대가 보유한 대지지분이며, 용적률 상향이나 각종 개발권도 경제적으로는 결국 얼마의 분양수입을 만들어내느냐는 숫자로 환산된다. 따라서 각 세대를 한 행에 두고 기존 대지지분과 가액, 재건축 후 감소한 대지지분, 일반분양에 제공한 지분, 증분비용, 공통원가 배부액, 분양수입과 분양이익을 끝까지 추적하면 어느 집단이 무엇을 내놓고 무엇을 얻었는지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다. 공통원가는 별도 시트에서 원인에 따라 배부하면 되고, 정상적으로 분양이 완료됐다면 실제 분양가와 실제 원가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워커힐의 복잡해 보이는 이해관계도 결국 대지지분을 중심으로 한 세대별 원가추적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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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 재건축 갈등, 용적률보다 대지지분을 봐야 한다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숫자는 대개 용적률이다.

용적률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몇 가구를 더 지을 수 있는지, 일반분양 물량이 얼마나 나오는지, 그래서 조합원 분담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사업성을 설명하는 핵심 지표처럼 받아들여진다.

최근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광장동 워커힐아파트도 그렇다.

워커힐아파트는 1단지와 2단지가 하나의 단지처럼 이용돼 왔지만 도시계획상 조건은 달랐다. 1단지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지만 2단지 3개 동은 자연녹지지역에 속해 있었다. 이 차이는 오랫동안 통합 재건축의 장애물이었다.

최근 공개된 지구단위계획안에는 2단지의 용도지역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뒤처져 있던 2단지의 개발 여력이 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통합 재건축과 분리 재건축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커졌다.

하지만 이 문제를 용적률만 가지고 바라보면 본질을 놓칠 수 있다.

재건축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용적률이 아니라 대지지분이다.

아파트 소유자가 가진 것은 건물만이 아니다

오래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낡은 건물 한 채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전유부분과 함께 그 아파트가 서 있는 토지의 일정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대지지분은 추상적인 권리가 아니다.

몇 제곱미터인지 등기되어 있는 실제 재산권이다.

재건축을 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청산하더라도 토지가치는 재산평가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 재건축을 한 뒤 수십 년이 흘러 새 건물이 다시 낡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건물은 다시 철거할 수 있지만 토지는 남는다.

그때 새로운 재건축을 시작하는 출발점 역시 당시 각 세대가 가지고 있는 대지지분이다.

그래서 재건축을 평가할 때는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나는 몇 ㎡의 토지를 가지고 들어가서, 재건축이 끝난 뒤 몇 ㎡를 가지고 나오는가.

용적률이 올라가도 땅은 늘어나지 않는다

용적률이 올라가면 더 많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토지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1만㎡의 토지가 용적률 상향을 받았다고 해서 1만2000㎡의 토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1만㎡ 위에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추가 주택을 일반분양하려면 새로운 소유자에게도 대지권을 줘야 한다.

그 대지지분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기존 소유자들이 가지고 있던 토지에서 나온다.

따라서 일반분양을 늘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보면 기존 소유자가 가지고 있던 토지지분 일부를 새로운 소유자에게 넘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로 분양대금을 받는다.

그 돈을 공사비와 사업비에 사용한다.

용적률이 높은 것이 곧 수익이라는 뜻도 아니다.

용적률 상향은 더 많이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줄 뿐이다.

실제로 얼마나 수익이 발생하는지는 지은 주택이 얼마에 분양됐는지, 건축비가 얼마 들었는지, 금융비용과 공공기여 부담이 얼마였는지를 모두 계산한 뒤에야 알 수 있다.

즉,

용적률은 수익이 아니라 판매 가능한 개발 여력이다.

그리고 그 개발 여력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소유자의 대지지분 일부가 신규 소유자의 대지권으로 이전된다.

그렇다면 워커힐의 갈등은 무엇을 계산해야 하는가

워커힐은 이 문제가 조금 더 복잡하다.

1단지와 2단지가 서로 다른 도시계획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단지는 이미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2단지는 자연녹지지역이었다.

그리고 이제 2단지의 용도지역 상향 가능성이 열렸다.

이때 흔히 이런 질문을 한다.

2단지의 용적률이 크게 올라가면 통합 재건축의 사업성이 좋아지는 것 아닌가.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1단지와 2단지 가운데 누가 얼마나 이익을 얻는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가지고 들어오는 대지지분과, 재건축 과정에서 그 대지지분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1단지 주민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토지는 모두 몇 ㎡인가.

2단지는 몇 ㎡인가.

각 세대가 재건축 이후 받게 되는 신축 아파트에는 몇 ㎡의 대지권이 붙는가.

일반분양자에게 넘어가는 대지지분은 각 세대에서 얼마나 나오는가.

공공기여나 기반시설을 위해 사용되는 토지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누구 때문에 발생했고 누구에게 귀속되어야 하는가.

이 숫자를 알면 상당한 부분은 계산할 수 있다.

거대한 부동산 이론보다 엑셀 한 장이 먼저다

이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반드시 복잡한 경제모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데이터만 있다면 오히려 가장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은 엑셀이다.

각 행에는 기존 조합원 한 세대를 넣는다.

각 열에는 그 사람이 가지고 들어온 토지와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변화들을 넣는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세대 단지 기존 대지지분㎡ 기존 토지가액 종후 대지지분㎡ 감소면적㎡ 일반분양 귀속면적㎡ 공공기여 귀속면적㎡ 신축 건물원가 직접 사업비 공통원가 배부액 증분비용 일반분양 수입 귀속액 일반분양 원가 귀속액 분양이익 현금분담금 최종 순효과
101동 101호 1단지
101동 102호 1단지
51동 101호 2단지

가장 먼저 계산할 것은 단순하다.

기존 대지지분 - 종후 대지지분 = 감소한 대지지분

그리고 그 감소분이 어디로 갔는지를 다시 나눈다.

일반분양자에게 넘어갔는지, 공공기여나 도로·공원 등으로 사용됐는지, 다른 용도로 처분됐는지를 추적하면 된다.

그다음 돈을 붙이면 된다.

일반분양에 사용된 대지지분에서 얼마의 분양수입이 발생했는지, 그 주택을 짓는 데 얼마가 들었는지, 증분 공사비가 얼마인지 계산하면 된다.

분양이 정상적으로 끝났다면 상당 부분은 추정할 필요도 없다.

실제 분양가격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분양 순이익이 확정됐다면 그것을 일반분양에 사용된 대지지분 단위로 추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반분양 순이익 ÷ 일반분양에 사용된 총 대지지분

을 계산하면 대지지분 1㎡가 얼마의 분양이익을 만들어냈는지 볼 수 있다.

그 값을 각 세대가 실제로 일반분양에 제공한 대지지분에 적용하면 세대별 귀속분을 계산할 수 있다.

분양이 되지 않았다면 다시 평가하면 된다.

미분양 주택과 그에 딸린 대지권의 가치, 추가 금융비용, 할인분양 가능성 등을 반영해 계산을 고쳐야 한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분양이 끝난 사업이라면 사후적으로는 오히려 계산이 단순해진다.

누가 얼마의 토지를 내놓았는지 알고 있고, 얼마에 팔렸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것은 공통원가다

물론 모든 비용을 특정 세대에 바로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계비, 조합운영비, 금융비용, 통합 지하주차장, 조경, 커뮤니티시설, 도로와 기반시설처럼 여러 세대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있다.

이런 것은 별도의 공통원가 시트에서 계산하면 된다.

공통원가 항목 총액 배부기준 1단지 부담 2단지 부담
설계비 신축 연면적 등
조합운영비 조합원 수 등
금융비용 자금사용액·기간
지하주차장 주차대수·연면적
조경 대지면적 등
커뮤니티시설 이용세대·연면적
기반시설 원인자·수익자 기준
종상향 관련 공공기여 원인귀속

여기서는 당연히 논쟁이 생길 수 있다.

설계비를 세대수로 나눌 것인지 연면적으로 나눌 것인지, 금융비용을 누구에게 더 많이 배부할 것인지, 기반시설 비용을 전체 조합원이 부담할 것인지 특정 단지에 귀속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논쟁은 오히려 필요하다.

적어도 무엇을 두고 다투는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통합이 더 유리하다.”

“분리하는 것이 더 공정하다.”

이런 말은 검증하기 어렵다.

반면,

이 비용 300억원 가운데 왜 1단지가 20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가.

2단지의 용도지역 상향을 위해 발생한 공공기여를 왜 1단지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가.

혹은 반대로,

통합 개발을 해야만 가능한 기반시설이라면 왜 2단지만 부담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은 숫자로 검증할 수 있다.

용도지역 상향의 이익도 결국 추적할 수 있다

특히 워커힐에서는 2단지 용도지역 상향이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여기서도 “용적률이 올라가니 2단지가 큰 이익을 얻는다”는 식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용도지역이 올라가면 더 많은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그 추가 주택을 분양하면 수입이 생긴다.

동시에 그 주택에는 대지권을 제공해야 한다.

건축비도 들고, 공공기여가 발생할 수도 있고, 금융비용도 늘어난다.

결국 계산해야 할 것은 아주 현실적인 숫자들이다.

2단지 기존 소유자들이 몇 ㎡의 토지를 가지고 들어왔는가.

그중 몇 ㎡를 신축 후에도 보유하는가.

몇 ㎡가 일반분양자에게 넘어가는가.

몇 ㎡가 공공기여 등에 사용되는가.

그 과정에서 얼마의 분양대금이 들어왔는가.

얼마의 건축비와 사업비가 들었는가.

그리고 그 비용 가운데 어느 부분을 1단지가 함께 부담했는가.

반대로 1단지의 토지나 일반분양 수입 가운데 2단지 사업에 투입된 것은 없는가.

이것이 보이면 이른바 ‘교차보조’가 있었는지도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다.

재건축의 본질은 결국 무엇을 내놓고 무엇을 받느냐는 것이다

재건축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높은 건물과 화려한 조감도를 먼저 본다.

몇 층인지, 몇 가구인지, 커뮤니티가 얼마나 좋은지, 일반분양가가 얼마인지가 관심을 끈다.

하지만 그런 숫자보다 오래 남는 숫자가 있다.

대지지분이다.

건물은 다시 낡는다.

아무리 좋은 신축 아파트도 30년, 40년이 지나면 다시 노후주택이 된다.

그때도 토지는 남는다.

그리고 다음 세대의 소유자는 그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대지지분만큼의 토지를 가지고 다시 출발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의 재건축에서 대지지분 일부를 일반분양자에게 넘겨 건축비를 마련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업성이 좋아졌다’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현재의 건축비를 마련하기 위해 장래에도 남아 있을 토지지분 일부를 지금 현금화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 선택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내놓고 무엇을 얻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워커힐의 통합과 분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통합이 옳다거나 분리가 옳다는 결론부터 내릴 필요는 없다.

먼저 각 세대가 가진 대지지분을 한 줄씩 엑셀에 올리면 된다.

기존 면적을 적는다.

가액을 적는다.

감소한 면적을 적는다.

추가로 부담한 비용을 적는다.

그 토지에서 만들어진 일반분양 수입과 분양이익을 적는다.

공통원가는 별도 시트에서 원인을 찾아 배부한다.

그리고 마지막 열을 본다.

누가 무엇을 내놓았고, 누가 무엇을 가져갔는가.

데이터가 제대로 공개된다면 워커힐 재건축을 둘러싼 오랜 논쟁의 상당 부분은 의외로 복잡하지 않을 수 있다.

거대한 부동산 이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어쩌면 576개 행짜리 엑셀 한 장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개발권’, ‘용적률’, ‘종상향에 따른 권리’ 같은 말을 너무 추상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경제적으로 보면 그런 권리는 궁극적으로 분양가로 환산될 뿐이다.

더 많이 지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주택을 만들어 시장에 팔 수 있다는 뜻이고, 그 권리의 경제적 가치는 결국 실제 분양가격에서 드러난다.

용적률이 아무리 높아도 분양가격이 낮거나 추가 공사비와 공공기여 부담이 크다면 큰 이익이 남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높은 가격에 정상적으로 분양된다면 그때 비로소 추가 개발권이 얼마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권리를 받았는가’라는 표현 자체가 아니다.

그 권리가 실제로 얼마의 분양수입을 만들었고, 그 수입을 만들기 위해 누구의 대지지분이 얼마나 사용됐으며,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재건축의 본질은 용적률이 아니다.

끝까지 추적해야 할 것은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