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과 금융의 한계, 가격은 소득에서 얼마나 멀어질 수 있나
서울은 오랫동안 산업과 일자리, 교육과 행정이 집중된 ‘필요의 도시’였지만 제조업과 대규모 노동수요가 서울 밖으로 이동하고, 서울 경제가 본사·금융·전문서비스 같은 화이트칼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과거처럼 많은 인구를 직접 필요로 하지 않게 됐다. 그럼에도 서울은 여전히 성공과 중심의 상징으로 선망받고 있으며, 금융은 소득과 주택가격 사이의 간극을 메우며 높은 가격을 지탱해왔다. 그러나 최근 새마을금고의 부실과 재차 확대되는 집단대출, 재건축 현장의 분담금 유예와 판매자금융, 강화되는 건전성 규제와 높은 금리는 자산가격이 소득이라는 궤도에서 무한히 멀어질 수 없음을 보여준다. 서울은 점점 실용재보다 지위재·사치재적 공간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선망과 금융이 가격을 오래 지탱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유효수요를 만드는 힘은 결국 소득이며, 빠르게 소득의 중력을 거슬러 오른 가격은 그 지지력이 약해질 때 빠르게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며칠 사이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두 개의 기사가 나왔다.
하나는 48년 역사의 서귀포새마을금고가 경영 악화 끝에 다른 금고에 흡수합병됐다는 소식이었다. 지난해 제주지역 새마을금고 42곳 가운데 31곳이 적자를 냈고, 전체 순손실은 403억원을 넘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부실과 대손충당금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런데 거의 동시에 새마을금고가 한동안 중단했던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을 다시 시작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증가액 5조3000억원 가운데 60~70%가 집단대출 증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앞으로도 규모가 크고 대출수요가 많은 수도권 사업장을 중심으로 잔금대출이 공급될 전망이다.
두 기사는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같은 구조의 앞면과 뒷면에 가깝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상승기에 부동산 금융을 중요한 먹거리로 삼았다. 큰 아파트 사업장의 중도금이나 잔금대출을 취급하면 지역의 소상공인에게 작은 대출을 하나씩 내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자산을 늘릴 수 있다.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동안에는 담보도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가격이 흔들리면 그동안 쌓아온 레버리지의 위험도 빠르게 드러난다.
제주에서 일부 금고가 적자를 내고 합병되는 와중에도 다시 집단대출이 주요 사업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부동산 시장이 금융을 필요로 해온 만큼 금융기관 역시 부동산 시장을 필요로 해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어쩌면 이 구조의 최전방에 있다.
상승기에는 레버리지를 공급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이 약해질 때는 그 레버리지의 비용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다.
그리고 이제 비슷한 모습이 금융기관 바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압구정·성수·목동 등 서울의 주요 정비사업에서는 건설사들이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미뤄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지 않고 입주 때 전액을 납부하도록 하는 이른바 ‘0·0·100’ 조건도 등장했다. 2019년 한남3구역에서 제시된 1년 분담금 유예가 당시에는 이례적인 조건이었는데, 이제는 4년 유예까지 나왔다.
이것을 건설사가 갑자기 조합원을 위해 자신의 마진을 대폭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금융비용은 어딘가에 들어간다. 시공사가 부담할 수도 있고 조합원이 나중에 부담할 수도 있으며 사업비나 공사비 구조 안에서 회수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비용의 최종 귀착이 아니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지불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이 다시 경쟁력이 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2018~2019년만 해도 분양시장에서는 계약금을 줄여주고 중도금 무이자를 제공하는 판매자금융이 종종 등장했다. 그러나 이후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되자 이런 마케팅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강한 상승장에서는 구매자가 돈을 마련한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줄을 서 있는데 판매자가 굳이 구매자의 금융비용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구매자의 현금흐름이 현재 가격을 따라오기 어려워지면 가격을 직접 낮추기 전에 금융조건을 조정하기 시작한다.
판매자금융의 재등장은 가격이 이미 떨어졌다는 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가격을 내리지 않고 현재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의 도움이 다시 필요해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 현상을 조금 더 멀리서 볼 필요가 있다.
서울 집값에 관한 가장 강력한 낙관론 가운데 하나는 아주 단순하다.
누구나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 가장 좋은 주거지는 서울이다. 따라서 서울 주택은 항상 부족하고, 장기적으로 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선호와 수요의 혼동이 있다.
누구나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현재의 가격을 지불하려 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서울에서 살고 싶은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그 가격을 지불하고도 서울을 선택할 경제적 이유가 있는 사람의 숫자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서울은 과거와 다른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산업화 시대의 서울은 매우 실용적인 도시였다.
사람들은 서울이 멋져 보여서만 올라온 것이 아니었다. 서울에는 공장이 있었고 시장이 있었으며 대학과 행정기관이 있었고 수많은 종류의 일자리가 있었다.
서울이 사람을 필요로 했고 사람도 서울을 필요로 했다.
서울에서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소득과 기회가 서울에서 부담해야 할 추가적인 주거비보다 컸다. 높은 집값을 감수하고 서울로 이동하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산업구조는 달라졌다.
제조업과 대규모 생산시설은 서울 밖으로 이동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물류와 같은 대규모 산업투자 역시 서울이 아닌 경기 남부와 인천, 충청권 등에서 발생한다.
서울에는 대신 본사와 금융, 법률·회계, 컨설팅, IT, 교육, 콘텐츠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가 집중됐다.
경제적 고도화라는 측면에서는 성공이다.
문제는 이런 산업이 반드시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공장 하나는 생산직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물류, 상업과 주거를 불러온다. 산업시설 하나가 도시를 만들기도 한다.
본사는 다르다.
매우 큰 부가가치를 통제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다.
서울은 부유해지면서도 과거보다 사람을 덜 필요로 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AI는 이러한 변화를 한 단계 더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서울에 특히 많이 모여 있는 화이트칼라 서비스의 상당 부분은 정보를 찾고, 정리하고, 분석하고, 문서화하고, 전달하는 일이다.
AI가 전문가를 모두 없앤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AI는 정보에 접근하는 비용을 빠르게 낮춘다. 과거에는 전문가만 알았던 정보를 개인이 쉽게 찾고, 기초적인 분석과 문서작성, 코딩까지 직접 할 수 있게 한다.
AI가 가장 먼저 무너뜨리는 것은 지식 자체라기보다 지식에 붙어 있던 정보 프리미엄이다.
그런데 그 정보 프리미엄이 가장 많이 축적되어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서울이다.
서울은 이미 사람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는 실물산업의 비중을 줄이고 정보와 전문서비스를 중심으로 고도화했다. 이제 AI는 바로 그 서비스마저 더 적은 사람이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경제적 가치는 높아지는데 필요한 사람의 숫자는 줄어드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력의 흐름도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지역은 반드시 서울이 아니다. 제조업·농업·물류·건설 등 사람의 손을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산업은 상당 부분 서울 밖에 있다.
서울에는 외국인이 오고 싶어 한다.
서울 밖에는 외국인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 있다.
두 문장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시장의 힘을 말한다.
하나는 선호이고 다른 하나는 수요다.
세종시도 흥미로운 사례다.
정부는 실제로 상당수 중앙행정기관을 서울 밖으로 옮겼다. 행정이라는 중요한 기능이 반드시 서울에서만 작동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현실로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기능이 옮겨간다고 위신까지 바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 본사와 서울 근무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지방 근무를 좌천이나 주변부 이동처럼 받아들이는 문화도 여전히 존재한다.
기능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중심은 훨씬 느리게 움직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서울은 조금씩 다른 종류의 상품이 된다.
과거에는 실용적 필요 때문에 서울에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면, 앞으로는 서울에 속해 있다는 사실 자체에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
서울이라는 주소, 중심에 있다는 감각, 성공한 사람이 머무는 곳이라는 인식.
그런 의미에서 서울은 점점 사치재 혹은 지위재적 공간이 되어간다.
물론 사치재라고 해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오랫동안 비쌀 수 있다.
명품의 가격은 원재료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사회가 그 물건에 부여한 가치가 가격을 만든다. 서울에도 비슷한 프리미엄이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다.
사치재도 소득이라는 중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자산가격은 소득에서 매우 멀리 떨어질 수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같은 소득으로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 대출만기가 길어지면 더 먼 미래의 소득을 현재 구매력으로 가져올 수 있다. 부모의 자산을 이전받을 수도 있고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믿음이 강해지면 더 큰 레버리지를 감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산가격은 소득이라는 궤도에서 놀라울 정도로 멀리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궤도를 완전히 떠날 수는 없다.
결국 집을 사고 이자를 내고 세금을 내고 관리비를 부담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하는 최종적인 힘은 소득에서 나온다.
금융은 이 관계를 없애지 않는다.
소득과 가격이 다시 만나는 시점을 뒤로 미룰 뿐이다.
오히려 가격이 소득에서 멀어질수록 금융에 가해지는 부담은 커진다.
이 점에서 최근 금융규제를 단순히 어느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만 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 하한이 15%에서 20%로 올라갔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부동산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을 줄이고 자금을 생산적인 분야로 돌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으로도 금융규제는 위험을 더 엄격하게 자본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바젤Ⅲ의 아웃풋 플로어 역시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에 바젤Ⅲ가 직접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이 레버리지 확대보다 자본과 위험을 더 엄격히 따지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큰 흐름은 같다.
금리환경도 과거와 다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다. 최근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국의 장기금리 역시 크게 상승하며 수년 또는 수십 년 만의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즉 한쪽에서는 높은 자산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금융이 필요해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금융시스템이 더 많은 자기자본과 더 엄격한 상환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둘은 정반대 방향의 힘이다.
그래서 지금 판매자금융이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 흥미롭다.
은행이 충분히 빌려주지 못하면 건설사가 지불시점을 미뤄준다.
집단대출을 막으니 잔금이 어려워지고, 다시 일부 집단대출에 숨통을 틔운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그 가격을 감당하도록 만드는 금융장치가 점점 중요해진다.
가격을 내리지 않기 위해 지불시점을 미루는 시장은,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시장과는 다르다.
서울의 실제 인구 흐름도 이 점에서 무시하기 어렵다.
2025년 서울 인구는 약 925만 명으로 2015년에 비해 6.7% 감소했다. 같은 해에도 서울에서는 약 2만7000명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서울은 여전히 지방에서 청년을 끌어들이지만 경기·인천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빠져나간다.
인구가 감소했다고 곧바로 집값이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가구 수와 공급, 금리, 자산수요가 모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적어도 “누구나 서울을 좋아하므로 수요는 항상 증가한다”는 주장과 실제 인구이동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서울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선호다.
어디에서 일하고 어디에 집을 구해 실제로 살아가는지는 시장에서 이루어진 선택이다.
그리고 시장은 결국 명목임금만 비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벌 수 있는 소득과 그 지역에서 부담해야 하는 주거비를 함께 비교한다.
연봉이 조금 높더라도 집을 얻는 데 몇 배의 비용이 필요하다면 그 지역의 경제적 매력은 낮아진다.
장기적으로 사람과 산업은 거주비를 지불하고 난 뒤 얼마의 소득과 생활수준이 남는가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서울 시장의 모습도 이 관점에서는 흥미롭다.
서울 전체 가격은 여전히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랑구 등 일부 지역은 과거 고점을 넘어섰고,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던 강북·도봉·노원 등도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최고가 주택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도 나타난다. 광진구 포제스한강에서는 전용 84㎡ 매물이 분양가보다 최대 6억원 낮게 나오기도 했다. 잔금과 세금 부담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모든 지역이 동시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먼저 크게 오른 지역에서 가격저항이 생기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이 뒤늦게 따라오면 서울 전체 지수는 상당 기간 강하게 보일 수 있다.
과거 버블세븐 시기에도 선도지역이 먼저 약해진 뒤 후행지역이 상승하는 시간이 존재했다.
이번에도 반드시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시장 전체의 숫자만 보는 것보다 어디에서 상승이 시작됐고 지금 누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기다.
그리고 여기에서 다시 소득의 중력으로 돌아오게 된다.
자산가격이 소득보다 천천히 상승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소득이 가격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레버리지와 기대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소득에서 아주 멀리 올라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빠르게 중력을 거슬러 올라간 물체가 언제나 천천히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가격을 떠받치던 기대와 금융이 동시에 약해진다면 가격과 소득 사이의 거리가 짧은 시간에 줄어드는 과정도 가능하다.
상승기에는 이 메커니즘이 가격을 밀어 올린다.
가격이 오르면 담보가치가 올라간다. 담보가치가 오르면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더 많은 대출은 다시 더 높은 가격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방향이 바뀌면 같은 구조가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가격상승 기대가 약해지면 레버리지를 감수할 이유가 줄어든다. 대출이 줄면 유효수요가 약해진다. 거래가 줄고 담보가치에 대한 금융기관의 평가가 보수적으로 변하면 다시 대출이 위축된다.
새마을금고가 최전방에 있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가장 적극적으로 레버리지를 공급했던 곳은 그 레버리지의 한계도 먼저 경험한다.
48년 된 금고가 부동산 침체와 대출 부실을 견디지 못하고 합병되는 바로 그 시점에 다른 새마을금고들은 다시 수도권 아파트의 중도금과 잔금대출을 새로운 먹거리로 찾고 있다.
이 장면은 현재 한국 부동산의 모습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서울에 대한 선망은 여전히 강하다.
좋은 집을 원하는 사람도 사라지지 않았다.
서울은 한국의 금융과 문화, 교육과 정보의 중심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어떠한 가격도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이라는 상징은 가격의 상단을 높일 수 있다.
금융은 가격과 소득 사이의 거리를 상당히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판매자금융은 그 시간을 조금 더 늘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것도 소득이라는 중력을 없애지는 못한다.
결국 장기적인 시장의 질문은 단순하다.
서울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서울의 현재 가격을 부담하고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합리적인가.
서울은 실용적인 도시에서 점점 사치재적 도시로 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울의 가격은 오히려 상당 기간 더 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치재가 된다는 것은 시장원리에서 벗어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가격에서 실용가치의 비중이 줄어들수록 사회적 선망과 금융에 의존하는 몫은 커진다.
그리고 선망에는 가격이 없지만 구매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자산가격은 소득이라는 궤도를 멀리 벗어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중력을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다만 중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