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 따질 때인가…변곡점은 이미 도래했다

세계화와 저금리, 서울의 경제적 집중, 재건축 기대감은 오랫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을 뒷받침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자국 우선주의와 공급망 재편이 확산되고, 구조적 인플레이션과 높은 자본비용이 새로운 경제환경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AI에 따른 일자리 변화, 행정기능 분산, 재건축 분담금 증가까지 고려하면 서울 부동산의 미래가치 역시 다시 평가해야 한다. 15억 원짜리 아파트의 보유비용이 월세 300만 원을 크게 웃도는데도 정작 그 월세조차 비싸게 느껴진다면, 현재의 주거가치와 매매가격 사이의 괴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과거의 가격 상승을 가능하게 했던 경제적 조건들이 앞으로도 유효한가 하는 문제다. 가격이 하락해야 비로소 변곡점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가격을 지탱하던 조건이 달라졌다면 변곡점은 이미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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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300만원이 비싸게 느껴진다면, 변곡점은 이미 도래했다

과거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조건은 앞으로도 유효한가

경제의 변곡점은 언제 확인할 수 있을까. 금리가 급격히 오르거나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시대가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나 변화는 언제나 그렇게 명확한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경제적 전제들이 하나씩 흔들리기 시작할 때, 변곡점은 이미 시작되었을 수 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를 따지는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당장의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하는 차주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직면한 변화의 본질이 단순한 금리의 등락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이 질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 근본적으로 물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금리 환경이 반복될 것인가. 그리고 그 금리 환경을 전제로 형성된 자산가격은 여전히 정당한가.

지금 중요한 것은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가 아니라, 그 돈을 빌려 자산을 취득하는 행위 자체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가 하는 문제다.

세계화는 효율을 추구하는 질서였다

지난 수십 년간 세계경제의 중요한 원리는 국제적인 분업과 상호의존이었다. 각국은 모든 산업을 직접 육성하기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분야에 집중했다. 어떤 국가는 기술과 자본을 제공했고, 어떤 국가는 노동력과 생산시설을 제공했다. 다른 국가들은 에너지와 원자재를 공급했다.

그 과정에서 각국은 자국 산업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다른 나라에 대한 의존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국가 전체의 생산성과 소비자의 후생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세계화의 이익이 모든 국가와 계층에 공평하게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국제적인 분업을 통해 생산비를 낮추고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이익이라는 공통된 인식은 유지되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질서에 대한 의문이 커졌고, 코로나19는 그 취약성을 결정적으로 드러냈다.

생산비가 가장 낮은 국가에 생산을 집중하는 것이 평상시에는 효율적이었지만, 공장과 항만이 멈추자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조차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마스크와 의약품 같은 필수 물자의 해외 의존도는 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후 각국의 판단 기준이 달라졌다. 생산비가 다소 높더라도 자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려 하고, 경제적 효율보다 공급망의 안정성을 우선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제조업 자국 회귀 압박, 중국의 기술 자립, 유럽의 에너지 안보 강화는 서로 다른 정책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흐름을 보여준다.

각국이 공동의 효율보다 자국의 안전과 이익을 우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모든 국가가 이러한 선택을 동시에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각국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생산시설의 중복 투자와 공급망 재편 비용이 늘어난다. 기존의 국제 분업을 통해 절감하던 비용을 다시 부담해야 한다.

세계화가 제공했던 저렴한 생산비라는 혜택이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도 더 이상 과거의 역할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국제적인 경제질서를 유지하는 데 미국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 가운데 하나였고, 국제 금융체계의 중심이었으며, 주요 해상교통로와 동맹국의 안보를 뒷받침하는 국가였다.

그러한 질서는 미국에도 상당한 이익을 제공했다. 하지만 동시에 막대한 비용과 책임을 수반했다.

최근 미국의 움직임은 그 비용과 이익을 다시 계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 국가들이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미국 측 발언,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를 조정하려는 움직임, 높은 관세를 통해 해외 기업의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는 정책은 서로 별개의 사안이다. 그러나 이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이 국제질서 전체의 안정성보다 자국의 물가, 산업, 안보 부담을 더욱 직접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에서 안보 책임이 지역 국가들로 이전된다면 에너지 공급과 해상 운송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각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높이면 그 비용의 일부는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다.

세계화의 후퇴가 공급망과 산업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면, 높은 생산비는 새로운 경제환경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물론 관세와 공급망 재편이 반드시 영구적인 고물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이 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도 있고, 높은 가격이 수요를 위축시켜 물가상승을 진정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처럼 경기만 둔화하면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전제에는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공급비용 상승으로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는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생산비 자체가 낮아지지 않는다.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일시적인 금리 인상이 아니라, 낮은 금리를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의 종료 가능성이다.

월세 300만 원이 비싸다면 집값 15억 원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을 평가하는 기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에서 월세 300만 원을 내고 산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연간 3,600만 원이다. 그 돈을 지불하느니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런데 생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월세 300만 원이 비싼 것이 아니라, 15억 원짜리 아파트의 현재 주거가치가 월세 300만 원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

15억 원짜리 아파트를 생각해 보자.

토지가치가 11억 4,000만 원이고 건물가치가 3억 6,00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건물의 잔존 경제적 내용연수를 20년으로 보면 연간 감가상각비는 1,800만 원, 월 150만 원이다.

여기에 전체 자본에 대한 연 4%의 비용을 적용하면 연간 6,000만 원, 월 500만 원의 자본비용이 발생한다. 자기자본도 다른 곳에 투자했다면 수익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경제적으로는 비용이 존재한다.

두 비용을 합하면 월 650만 원이다. 재산세와 유지보수비용 등은 아직 포함하지 않았다.

물론 자본비용은 모두 현금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아니며, 건물의 실제 경제적 감가상각도 가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 계산은 주택 소유의 경제적 비용을 살펴보기 위한 단순화된 모형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타난다.

이 아파트가 월세 300만 원의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연간 사용가치는 3,600만 원이다. 반면 자본비용과 감가상각비는 연간 7,800만 원이다.

그 차이인 4,200만 원을 미래의 자산가치 상승으로 보상받아야 한다면, 건물가치는 그대로라는 가정 아래 토지가격이 매년 약 3.7% 상승해야 한다.

자본비용이 연 5%로 상승하면 필요한 토지가격 상승률은 약 5%가 된다.

토지는 감가상각되지 않는 자산이지만 시장가격이 반드시 상승하는 자산은 아니다. 그 가격을 유지하려면 토지를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나 미래의 개발이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에서 월세 300만 원을 지불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널리 존재한다면 무엇을 의미할까.

서울이라는 입지에 거주하기 위해 사람들이 실제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과, 그 입지를 소유하기 위해 지불하는 자산가격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존재할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월세가 비싸다는 인식만으로 시장가격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계약에서 어느 정도의 임대료가 형성되는지, 그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요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매매가격에 비해 임대수익이 낮다면, 현재의 가격은 미래 임대료 증가와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서울의 토지가 희소하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앞으로도 그 희소성에 현재와 같은 가격을 지불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재건축은 더 이상 막연한 기대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서울 아파트의 높은 가격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논리는 재건축 기대감이다.

노후 아파트라도 대지지분이 넓고 일반분양 물량이 충분하다면 신축 아파트를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취득할 수 있다는 기대가 존재했다.

그러나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상승하고, 기존 용적률이 높아 일반분양 여력이 제한되는 단지에서는 상당한 조합원 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다.

분담금이 예외적인 부담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 된다면 재건축의 의미도 달라진다.

오래된 건물을 새 건물로 교체하기 위해 추가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본래 비용이 발생하는 경제행위다. 그 결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수 있지만, 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특히 일반분양 수입은 전부 새롭게 창출한 이익이 아니다.

일반분양자에게 이전하는 토지지분은 원래 조합원들이 소유했던 자산이다. 일반분양 수입에는 그 토지의 경제적 가치와 개발사업을 통해 새로 창출한 가치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분담금이 적다고 해서 반드시 개발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 기존 토지자산의 일부를 처분하여 건설재원으로 활용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기존 토지의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동시에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는 토지의 경제적 가치를 감가상각되는 건물에 투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기존 토지의 기회비용과 앞으로 발생할 공사비, 금융비용, 추가 분담금, 소요기간과 위험을 모두 고려하고도 충분한 개발이익이 남는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입주권 매수자가 그 미래 개발이익을 프리미엄이라는 형태로 매도자에게 이미 지급했다면, 사업이 성공하더라도 신규 매수자에게 돌아갈 이익은 제한될 수 있다.

좋은 사업이 반드시 좋은 투자는 아니다. 미래의 개발이익까지 모두 지급하고 입주권을 매수한다면, 정작 위험을 부담하는 투자자에게는 수익이 남지 않을 수 있다.

이제 재건축 기대감이라는 모호한 설명만으로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의 미래 소득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증가할 것인가

서울의 높은 부동산 가격은 단순히 토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고소득 일자리와 기업의 본사, 금융, 전문서비스, 교육, 의료, 문화 등 다양한 경제적 기능이 집중되면서 높은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요가 형성되었다.

그런데 앞으로도 그 경제적 집중이 동일한 방식으로 유지될지는 검토해야 한다.

첫 번째 변수는 인공지능이다.

서울에는 금융, 사무, 관리, 전문서비스 등 AI 기술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직종이 집중되어 있다. 물론 AI의 영향은 일자리 감소에 한정되지 않는다.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고소득 일자리가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서울의 높은 주택가격을 뒷받침해 온 화이트칼라 고용과 소득구조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는 없다.

두 번째 변수는 개발 여력이다.

서울은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도시화되어 있다. 새로운 주택을 공급하려면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거나 토지를 더욱 집약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존 토지의 희소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추가 개발이익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높은 용적률과 공사비는 미래 재건축의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변수는 국가 기능의 분산이다.

세종시로의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행정수도 기능 강화는 서울의 일부 행정적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변화가 서울 전체의 경제적 중심성을 단기간에 약화시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핵심 기능이 앞으로도 서울에 계속 집중될 것이라는 가정 역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여기에 사업자의 수익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높은 부동산 가격은 소유자에게 자산가치를 제공하지만, 그 공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과 자영업자에게는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 부담으로 작용한다.

사업자의 매출과 이익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는다면 높은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일자리와 사업소득의 성장이 둔화된다면 장기적으로 높은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요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서울에는 막대한 자산을 축적한 가구와 기업이 존재한다. 주택가격은 평균적인 근로소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 가계의 소득만으로 서울의 고가 아파트 가격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렇더라도 중요한 질문은 남는다.

앞으로 서울이라는 공간이 창출하는 경제적 부가가치가 지금의 높은 토지가격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인가.

자산가격보다 먼저 변하는 것은 가격을 정당화하는 조건이다

경제의 변곡점을 판단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과거의 성공 경험을 미래의 근거로 삼는 일이다.

과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장기간 상승했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라는 증거가 아니다. 재건축으로 큰 이익을 얻었던 사례가 많다는 사실도 앞으로의 재건축이 동일한 수익을 제공한다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특히 저금리와 세계화, 고소득 일자리의 집중, 풍부한 개발이익이라는 조건이 주택가격 상승에 기여했다면, 그 조건들이 변화할 때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어쩌면 주택가격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 자산시장의 가격은 당장의 경제적 수익뿐 아니라 희소성과 기대, 자금조달 여건, 기존 소유자의 매도 의사 등 복잡한 요인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이 유지된다는 사실만으로 그 가격의 경제적 근거가 이전과 같이 견고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월세 300만 원의 주거가치를 인정받기도 쉽지 않은 주택이 15억 원에 거래된다면, 그 가격에는 현재의 사용가치를 넘어서는 미래의 기대가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재건축을 위해 상당한 분담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면, 그 부담을 초과하는 개발이익이 존재하는지 계산해야 한다.

서울에 고소득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다는 이유로 높은 토지가격을 인정한다면, 그 일자리와 소득이 미래에도 계속 증가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세계경제가 과거보다 높은 생산비와 자본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면, 미래의 토지가격 상승이 자본비용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이것은 서울 부동산이 반드시 하락한다는 예측이 아니다. 오히려 가격의 방향을 섣불리 단정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질문이다.

과거의 가격 상승을 가능하게 했던 조건들이 앞으로도 유효한지 검증하지 않은 채, 과거의 상승률을 미래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위험한 판단이다.

변곡점은 반드시 가격이 무너지는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아직 높은 가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동안에도, 그 가격을 정당화하던 경제적 조건은 이미 달라지고 있을 수 있다.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어제의 가격이 아니라 내일의 경제적 가치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사이에서 몇십만 원의 이자를 절약할 방법을 고민하기 전에, 수십 년 동안 부담할 자산의 가격이 앞으로의 소득과 임대수익, 개발이익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

시장의 가격은 과거의 관성으로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가치는 그 관성이 아니라 앞으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에 의해 결정된다.

변곡점은 가격이 변한 뒤에야 도래하는 것이 아니다.

가격을 지탱하던 조건이 달라지는 순간, 변곡점은 이미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