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 기자들은 대지지분의 개념을 모르나?

반포 재건축 입주권 245억원 호가를 다룬 기사들은 신축 전용면적 확대와 평당 가격은 크게 부각하면서, 정작 재건축 과정에서 조합원의 대지지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거의 설명하지 않는다. 기존 건물은 철거되지만 토지는 남고, 조합원은 대지지분 일부의 개발가치를 사업비와 신축 건물로 전환하는 구조에 참여한다. 따라서 재건축의 경제적 실체를 보려면 ‘몇 평짜리 새 아파트를 받는가’뿐 아니라 ‘기존 대지지분이 얼마였고 준공 후 얼마나 남는가’, ‘그 감소분이 어떤 가치로 전환되는가’, ‘실제 사업가치와 시장 호가 사이에 얼마의 미래 기대가 붙어 있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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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면적은 대서특필, 대지지분 감소는 침묵

최근 한 부동산 기사가 서울 반포의 재건축 단지 ‘디에이치 클래스트’ 펜트하우스 입주권이 245억원에 매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기사의 제목부터 강렬하다. 전용 234㎡ 펜트하우스가 245억원, 평당 3억4600만원이라는 것이다. 기존 반포주공1단지 전용 196.8㎡를 가진 조합원이 재건축 후 전용 234㎡ 펜트하우스를 받는 물건이라는 설명도 따라붙는다.

숫자만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기존 전용 196.8㎡가 신축 전용 234㎡가 된다. 건물 면적이 커지고, 그것도 반포 한강변의 신축 펜트하우스가 된다. 자연스럽게 독자의 시선은 ‘59평이 70평으로 커졌다’, ‘평당 3억4600만원이다’라는 쪽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재건축을 이야기하면서 왜 대지지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한 줄도 없는가.

기존 건물은 철거된다. 196.8㎡라는 기존 건축물 면적은 사업이 끝나면 세상에서 사라진다. 반면 토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재건축의 출발점에서 조합원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자산은 건물만이 아니라, 오히려 그 건물이 서 있는 토지에 대한 지분이다.

그런데 우리 부동산 기사들은 없어질 건물의 면적은 몇 평인지 세세하게 따지면서, 사업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을 대지지분이 몇 제곱미터에서 몇 제곱미터로 바뀌는지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한 정보 하나의 누락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재건축이라는 사업의 경제적 실체를 보는 관점 자체가 빠져 있는 문제에 가깝다.

가정을 하나 해보자.

기사에 등장하는 전용 196.8㎡형 조합원의 기존 대지지분을 약 184㎡라고 하자. 실제 대지지분은 동과 세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이다.

245억원이라는 호가를 이 184㎡의 기존 대지지분으로 나누면 1㎡당 약 1억3315만원이다. 평당으로는 약 4억4000만원에 해당한다.

물론 이 숫자를 곧바로 순수한 토지가격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245억원은 토지만의 가격이 아니라 향후 펜트하우스를 받을 권리와 개발에 대한 기대까지 포함된 ‘입주권 호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계산을 해볼 필요는 있다. 최소한 우리가 무엇을 사고파는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재건축 후 해당 펜트하우스에 귀속되는 대지지분이 약 100㎡ 수준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기존 184㎡에서 약 84㎡의 토지지분이 감소한다.

건물은 196.8㎡에서 234㎡로 약 19% 커지는데, 토지지분은 184㎡에서 100㎡ 안팎으로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그런데 기사에는 앞의 19%는 보이지만 뒤의 감소는 보이지 않는다.

245억원을 기존 대지지분 184㎡로 나눈 단가를 단순 적용하면 감소하는 84㎡에 대응하는 금액은 약 111억8000만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것이 실제 조합의 청산금이라는 뜻은 아니다. 정비사업의 실제 정산은 종전자산평가액, 비례율, 조합원 분양가, 건축비와 철거비, 금융비용, 각종 사업비, 일반분양 수입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

그러나 경제적인 시각에서는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조합원은 넓은 기존 토지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공짜로 새 아파트를 얻는 것이 아니다.

기존 토지의 일부가 사업 과정에서 새로운 주택과 일반분양 물량, 기반시설, 사업비를 만들어내는 재원이 된다. 토지에 담겨 있던 개발가치가 신축 건물과 사업수익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 결과 조합원은 줄어든 토지지분과 새 건축물, 그리고 사업 정산 결과를 돌려받는다.

쉽게 말하면 ‘59평짜리 낡은 아파트가 70평짜리 새 아파트가 됐다’는 설명만으로는 절반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나머지 절반은 이렇다.

‘그 새 아파트를 얻는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토지 가운데 얼마가 줄어들었는가.’

이 질문이 빠져 있다.

더구나 이번 사례의 245억원은 실거래가도 아니다. 매도자가 시장에 제시한 호가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재건축 사업의 실제 결과와 입주권의 시장가격은 서로 다른 축이다.

사업 내부에서는 종전자산이 평가되고, 사업비가 투입되고, 일반분양 수입이 발생하며, 그 결과 권리가액과 분담금 또는 환급금이 결정된다. 이것이 사업의 결과다.

반면 시장에서는 그 결과물에 미래의 반포 신축 프리미엄, 한강 조망, 펜트하우스 희소성,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까지 얹어 가격을 매긴다.

245억원이라는 호가가 실제 사업으로부터 귀속될 경제적 가치보다 높다면 그 차이는 결국 시장이 미래에 기대하는 가치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금리 환경에서는 미래가치를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는 문제 역시 간단하지 않다. 몇 년 뒤 20억원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오늘 20억원을 더 지급하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시간가치와 금리, 사업 지연 위험, 거래 유동성까지 감안해야 한다.

그러니 245억원이라는 숫자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오히려 이런 질문들을 해야 한다.

기존 조합원이 가진 대지지분은 정확히 얼마인가.

준공 후 이 펜트하우스에 귀속되는 대지지분은 얼마인가.

그 과정에서 토지지분은 얼마만큼 감소하는가.

사업비를 모두 부담한 뒤 조합원에게 귀속되는 실제 정산가치는 얼마인가.

그리고 그 사업가치와 245억원이라는 호가 사이에는 얼마의 미래가치 기대가 들어가 있는가.

그런데 기사는 이런 질문 대신 새 아파트의 전용면적 234㎡로 245억원을 나누어 ‘평당 3억4600만원’이라고 한다.

이 숫자는 계산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무엇을 분모로 삼느냐에 따라 독자가 보는 세계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신축 건축물 면적을 분모로 삼으면 ‘반포 아파트 평당 3억원 시대’라는 이야기가 된다.

기존 대지지분을 보면 ‘엄청난 토지가 재건축 과정에서 어떻게 개발가치로 전환되는가’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재건축에서는 후자가 결코 사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본질에 가깝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건물 평수가 자산 그 자체인 것처럼 취급된다. 34평, 50평, 70평이라는 말은 익숙하다. 대지지분 25평, 40평, 55평이라는 표현은 상대적으로 낯설다.

하지만 재건축 단계에 들어서면 이 익숙한 사고방식은 뒤집어볼 필요가 있다.

철거될 건물은 한시적인 자산이다.

토지는 사업 전에도 존재하고 사업 후에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토지를 얼마나 가지고 있었고, 그중 얼마나 사업에 투입됐으며, 그 대가로 무엇을 받았는지가 재건축의 경제적 구조다.

그렇다면 최소한 재건축 입주권을 다루는 기사라면 ‘기존 몇 평이 신축 몇 평이 된다’와 함께 ‘기존 대지지분이 얼마이고 준공 후에는 얼마가 되는지’ 정도는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건축물 면적이 37㎡ 늘어나는 것은 대단한 뉴스인데, 대지지분이 수십㎡ 줄어드는 것은 왜 뉴스가 아닌가.

대한민국 부동산 기자들은 정말 대지지분의 개념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독자에게 익숙한 ‘평당 가격’만 반복하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이제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

재건축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새로 생기는 건물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건물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내놓았는지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