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금통위, 동결의 명분과 3연속 인상의 조건
한국은행이 미국과 일본에 앞서 10월 22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두 차례 인상의 효과를 점검하고 주요국의 정책 신호를 기다리는 ‘숨고르기 동결’에 명분이 있지만, 국내 물가와 금융안정 위험을 더 시급하게 평가한다면 3연속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추가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한은이 현재의 긴축 강도를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인지가 새로운 정책 국면을 가늠할 핵심이다.
22일 금통위, 연속 인상 효과 점검할지 주목…추가 인상 땐 물가 위험에 대한 판단 변화 살펴야
한국은행이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먼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두 차례 인상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주요국의 정책 신호를 기다리는 ‘숨고르기 동결’에 명분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은이 국내 물가와 금융안정 위험을 더 시급하게 평가한다면 3연속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한은이 추가 정보를 기다릴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느냐다. 동결을 선택하더라도 긴축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며, 추가 인상을 선택한다면 현재의 금리 수준과 물가 압력에 대한 한은의 평가를 다시 읽어야 한다.
한국 22일 → 미국 28일 → 일본 30일…먼저 판단해야 하는 한은
10월 통화정책 일정은 한국, 미국, 일본 순으로 배치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열리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현지시간 27~28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는 29~30일 개최된다. 미국의 금리 결정은 한국시간으로 29일 새벽 확인하게 된다.123
한은으로서는 미·일의 이번 결정을 확인하기 전에 국내 경제 여건과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 경로는 달러 가치와 국제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고,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엔화 조달 비용과 투자자금의 이동을 통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다만 통화정책에 반드시 따라야 할 국가별 결정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일 회의가 뒤에 있다는 사실은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이지만, 그 자체로 한은의 동결을 결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국내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이 우선적인 판단 기준이다.
연속 인상 효과 점검할 시점…‘숨고르기 동결’의 명분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인상했다. 직전인 8월 27일 회의에서도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누적된 긴축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4
금리 인상의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이미 시행한 조치가 충분히 작동하기 전에 추가 긴축을 이어갈 경우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높이고 내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된다면 기다리는 동안 대응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동결은 앞선 인상의 효과와 새로운 지표를 확인하기 위한 선택지가 된다. 여기에 며칠 뒤 공개될 미국과 일본의 정책 판단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관망의 실익을 높인다.
따라서 10월 동결 시나리오의 근거는 연속 인상 이후의 효과 점검에 있다. 미·일 회의 일정은 그 판단을 보강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연준도 10월 동결 전망…일본은 정상화 속도에 관심
미국에서는 10월 FOMC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10월 20일 발표된 로이터 설문에서는 경제학자 100명 가운데 94명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현행 3.75~4.0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5
선물시장에서도 동결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로이터가 10월 19일 보도한 CME 페드워치 수치에 따르면, 10월 동결 확률은 82.8%였다. 다만 이 수치는 시장 가격에 따라 달라지므로 기준시점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 경제학자 설문 결과와 시장에서 산출한 확률 역시 구분할 필요가 있다.6
일본에서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속도가 관심이다. 10월 20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BOJ는 지난달 인상한 정책금리 1.25%를 이번 회의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금리 결정과 함께 공개될 물가 전망과 향후 인상 신호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7
미국과 일본이 모두 동결하더라도 금융시장이 받는 메시지는 같지 않을 수 있다. 추가 인상에 얼마나 강한 의지를 보이는지, 물가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환율과 시장금리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3연속 인상 가능성…현실화하면 ‘새로운 국면’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의 3연속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 미·일의 결정을 기다릴 수 있다는 관망의 이점보다 국내 위험에 즉시 대응할 필요가 크다고 판단한다면, 한은은 이번에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
관건은 물가 압력의 지속성이다. 한은이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충격으로 보기 어렵고, 현재 금리 수준으로는 이를 충분히 억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면 추가 인상의 명분이 커진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부담이나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안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판단 아래 3연속 인상을 단행한다면 통화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선 두 차례 인상 이후에도 긴축 강도가 충분하지 않으며, 정책 효과를 기다리는 동안 물가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추가 인상 여부뿐 아니라 한은이 제시하는 이유가 중요하다. 물가 전망을 어떻게 바꾸는지, 현재 금리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후속 인상의 필요성을 얼마나 강조하는지에 따라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세 차례 연속 인상이라는 횟수만으로 장기 인상 사이클을 단정할 수는 없다. ‘새로운 국면’인지는 결정문과 총재 기자회견에서 확인되는 경제 진단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동결해도 끝나지 않는 긴축 판단…다음 시선은 11월 금통위
한은이 이번에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닫히는 것은 아니다. 이후 물가와 환율, 가계대출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연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인 11월 26일에 다시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도 남는다.1
특히 올해 11월에는 정례 FOMC가 없고, 미국의 다음 회의는 12월 8~9일이다. 한은은 11월 회의에서 10월 미·일 결정과 그 이후의 지표를 확인하되, 12월 연준 결정을 다시 전망하며 판단해야 한다.2
결국 22일 금통위에서 읽어야 할 것은 한은이 판단하는 ‘기다림의 비용’이다. 앞선 인상의 효과를 더 지켜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 숨고르기 동결에 힘이 실린다. 반대로 기다릴수록 물가와 금융불균형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는 판단이라면 3연속 인상도 선택지가 된다.
금리 결정과 함께 한은이 얼마나 서둘러야 한다고 보는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