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주택담보대출의 함정, 은퇴 후에도 남는 빚과 아파트 노후화·재건축 추가분담금까지 생각해야 하는 이유

40년 주택담보대출은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 내 집 마련을 쉽게 해주지만, 장기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과 금리변동 위험, 은퇴 후 소득 감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아파트는 대지지분과 달리 건물이 시간이 흐를수록 노후화되는 감가상각자산이므로, 주택담보대출을 모두 상환하기도 전에 재건축이나 대규모 수선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재건축 과정에서 용적률 상향과 일반분양 수익으로 건축비를 충당하는 것 역시 무상 혜택이 아니라 기존 조합원의 토지자산 일부를 사업에 투입하고 사업위험을 부담하는 자산 교환이며, 사업성이 부족하면 재건축 추가분담금까지 발생한다. 따라서 대출한도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기보다는 주택담보대출 조기상환, 노후자금 마련, 건물 감가상각과 재건축 비용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가계 재무계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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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는 은퇴가 없고, 집에도 영원한 청춘은 없다

40년 주택담보대출이 가리는 주택의 진짜 비용

최근 「빚에는 은퇴 없다…일 끊기자 생기는 빚」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접했다.

일할 때는 어떻게든 감당할 수 있었던 빚이 소득활동이 중단되면서 버거워지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시 빚을 지는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고령층만의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실 이 문제는 누군가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되는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집을 한 번 사면 주거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매달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갚고, 시간이 흘러 대출을 모두 상환하면 온전히 내 집이 남는다고 생각한다.

집값이 오르면 자산도 늘어날 것이고, 그동안 소득활동을 하면서 대출을 갚고 노후자금까지 마련하면 된다고 계산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계산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계산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너무 쉽게 낙관한다는 데 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소득이 유지될 것인지, 대출금리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 것인지, 그리고 지금 구입하는 집이 수십 년 뒤에도 별다른 비용 없이 주거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마지막 문제는 쉽게 간과된다.

토지는 영속적이지만 건물은 감가상각되는 자산이다.

아파트를 구입하면 토지에 대한 권리인 대지지분과 그 위에 세워진 건물을 함께 취득한다.

토지는 입지와 경제 여건에 따라 가치가 상승할 수 있지만, 건물은 시간이 흐르면서 낡아간다. 배관과 전기설비를 교체해야 하고, 외벽과 주요 시설을 보수해야 한다. 언젠가는 대규모 수선이나 재건축까지 고민해야 한다.

건물은 구입하는 순간부터 노후화가 시작된다. 집주인의 대출이 얼마나 남았는지, 은퇴자금을 얼마나 모았는지는 건물의 노후화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의 상환기간은 30년을 넘어 40년에 이르기도 한다.

40년 만기 대출은 당장의 월 상환액을 줄여준다. 같은 소득으로 더 비싼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월 상환액이 줄어든다고 집값이 싸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금리와 상환방식이라면 상환기간이 길어질수록 총이자 부담은 오히려 커진다.

무엇보다 40년이라는 시간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신축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대출금을 모두 갚을 무렵에는 그 아파트 역시 준공 40년 차의 구축 아파트가 되어 있을 수 있다.

이미 준공된 지 10년이나 20년이 지난 아파트를 40년 만기 대출로 구입했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다 갚기도 전에 건물이 노후화되어 재건축을 추진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건물이 일정한 연수가 지나면 반드시 철거되는 것은 아니다. 유지·보수에 따라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재건축 여부 역시 안전성과 경제성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건물이 영원히 새것으로 남을 수 없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낡은 집을 다시 지을 때 필요한 돈은 어디에서 나올까.

흔히 재건축에서는 용적률을 높여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면 그 수익으로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용적률 상향을 마치 조합원에게 주어지는 혜택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분양 수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

기존 조합원들이 보유한 토지를 재건축사업에 투입하고, 그 토지 위에 새 건물을 지어 외부에 분양함으로써 확보하는 돈이다.

용적률을 높이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조합원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대지지분이 줄어든다면, 이는 기존에 보유하던 토지에 대한 권리 일부를 사업에 투입한 것이다.

혜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산을 사업용으로 전용한 것이다.

그리고 사업에는 위험이 따른다.

공사비가 예상보다 상승할 수도 있고, 일반분양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사업이 지연되면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조합원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조합원은 단순히 낡은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교환하는 소비자가 아니다. 자신의 토지를 사업에 투입하고 그 사업의 손익과 위험을 부담하는 참여자다.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를 충당했다면, 이는 자신의 자산을 사업에 투입하고 사업위험을 감수한 결과다.

쉽게 말해, 통장 하나를 깬 것이다.

오랫동안 보유해 온 토지라는 자산의 일부를 사업에 투입하여 새 건물을 짓는 비용으로 바꾼 셈이다.

당장 현금을 내지 않았다고 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토지자산 일부를 내놓았고 그 과정에서 사업위험까지 부담했다.

물론 완공된 새 아파트의 가치가 높아져 전체 자산가치가 상승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자산을 투입하고 위험을 부담한 사업의 결과이지, 무상으로 받은 혜택은 아니다.

더구나 모든 아파트가 일반분양 수익만으로 재건축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용적률이 높거나 대지지분이 작은 아파트는 일반분양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높아지면 상당한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건물을 다시 짓는 데 필요한 비용은 자신의 토지자산 일부를 사용하거나, 별도로 모아둔 돈을 투입하거나, 다시 빚을 내서 부담해야 한다.

여기서 처음의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빚을 내서 집을 살 때 앞으로 벌어들일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겠다고 계획한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갚으면서 생활비를 지출하고, 남는 소득으로 저축과 투자를 하면 노후까지 대비할 수 있다고 계산한다.

하지만 그 계산에는 적어도 세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건물은 낡고, 빚은 남으며, 금리는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활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확실하지 않다.

근로소득이 계속 증가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사업소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실직이나 폐업, 건강상의 이유로 예상보다 일찍 소득활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변동금리 대출이라면 금리가 상승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고정금리 대출이라도 고정기간이 끝난 뒤에는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건물은 이러한 사정과 무관하게 계속 낡아간다.

대출원금이 줄어드는 속도와 건물이 노후화되는 속도는 서로 맞춰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가 매달 원리금을 갚는다고 해서 그만큼 건물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택 구입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빌리면 대출 상환에 소득을 대부분 사용하게 되어 정작 건물을 유지하고 미래의 재건축에 대비할 자금을 모으기 어려워진다.

집 한 채의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택의 평가가치가 높아진 것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재건축 추가분담금이 필요하거나 소득이 끊겨 생활비가 부족할 때, 집값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통장에 돈이 생기지는 않는다.

집을 팔거나 담보로 다시 돈을 빌려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시점이 은퇴 이후라면 더욱 곤란해진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이것은 은퇴한 고령층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사람이 오늘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순간,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대출이 나온다는 것은 금융기관의 심사기준에 따라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뜻이지, 그 대출이 자신의 평생 재무계획에 적합하다는 뜻은 아니다.

금융기관이 허용하는 대출한도와 가계가 장기간 무리 없이 감당할 수 있는 부채 규모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은행은 대출을 심사하지만, 그 집에서 수십 년을 살아가면서 원리금을 갚고 노후를 준비하고 건물의 노후화까지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결국 집주인 자신이다.

따라서 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상환능력을 최대한 끌어다 집을 구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주택 구입을 위한 적절한 대출은 필요할 수 있다. 장기대출을 활용해 당장의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남은 소득을 저축이나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단순히 현재의 월 상환액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

소득이 줄어들거나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지, 대출금을 갚는 동안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 그리고 건물이 낡아갈 때 필요한 비용까지 준비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주택을 구입하는 데 모든 재무적 여력을 쏟아붓는다면 집은 얻었을지 몰라도 그 집을 유지하고 다시 지을 능력은 잃어버릴 수 있다.

내 집 마련의 목표는 단순히 등기부에 소유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빚을 적절한 시기에 줄이고,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집을 계속 보유하거나 새로운 집으로 바꿀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추는 데 있다.

집을 살 돈만 계산할 것이 아니라 그 집이 낡아가는 동안 필요한 돈까지 계산해야 한다.

장기수선충당금이 있다고 해도 재건축 비용까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동주택의 주요 시설을 수선·교체하기 위한 적립금과 건물 전체를 새로 짓기 위한 자금은 성격과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개별 가계 역시 장기적으로 건물의 노후화에 대비할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주택담보대출의 부담을 일찍 줄이고, 그와 별개로 미래의 수선비와 재건축 비용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준비한 자금이 있다면 재건축 과정에서 추가분담금이 발생하더라도 새로운 빚에 의존할 필요를 줄일 수 있다. 일반분양을 통해 자신의 토지자산을 사업에 투입하는 선택 역시 보다 여유 있게 판단할 수 있다.

우리는 집값이 얼마나 오를 것인지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 집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얼마의 돈이 필요할지, 집이 낡았을 때 다시 지을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생각한다.

주택은 가격이 오를 수도 있는 자산이지만, 동시에 시간이 흐를수록 유지와 교체에 비용이 발생하는 생활의 기반이다.

이 두 가지 성격을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

40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는 것이 당장에는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대출기간 40년은 건물의 수명을 보장하는 기간도 아니고, 40년 동안 자신의 소득이 유지된다는 약속도 아니다.

대출을 모두 갚을 때까지 금리가 유리하게 유지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대출이 나온다고 해서 덥석 무리하게 집을 사서는 안 된다.

먼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부채의 크기를 생각하고, 소득활동이 지속되는 동안 빚을 줄이는 동시에 미래의 주거비용과 노후자금을 축적해야 한다.

집을 구입할 때는 앞으로 얼마를 벌 수 있을지만 생각하지 말고, 그 소득이 줄어들었을 때도 집을 지킬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건물이 낡아 없어질 때, 그다음 건물을 마련할 돈이 어디에서 나올지도 생각해야 한다.

빚에는 은퇴가 없고, 집에도 영원한 청춘은 없다.

은퇴 후에도 남아 있는 빚은 은퇴하는 날 갑자기 생겨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수십 년 전 집을 구입하면서 미래의 소득을 지나치게 앞당겨 사용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40년씩이나 갚아야 할 만큼 무리한 빚을 지기보다, 자신의 형편에 맞게 집을 마련하고 가능한 한 일찍 부채를 줄이면서 미래의 재건축에 필요한 돈도 모아가자.

내 집 마련은 집을 사는 순간 끝나는 일이 아니다. 그 집이 낡아가는 시간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