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주공 2만 가구 재건축 속도…용적률 330% 기대, 사업성은 분담금에
광명 하안주공 1~12단지가 잇따라 재건축에 나서면서 서울 접근성과 종상향 가능성, 대규모 정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하고 매물도 줄었지만, 재건축 기대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소형 평형 소유자의 추가 분담금, 대규모 이주 문제 등이 향후 사업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용적률이 최대 330%까지 높아질 가능성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적용 용적률과 일반분양 물량에 따라 조합원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현재 가격 상승만으로 재건축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서울 맞닿은 2만여 가구 대단지
종상향 가능성에 사업 여건 개선 기대
재건축 기대감 반영되며 매매가격 상승
공사비·분담금·이주대책이 향후 사업 속도 좌우
1990년 전후 입주한 경기 광명시 하안주공아파트 1~12단지가 잇따라 재건축 절차에 들어가면서 광명과 서울 서남권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과 맞닿은 입지에 2만 가구가 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향후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최근 정비사업 전반에서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지고 있어 실제 사업성과 추진 속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하안주공 1·2단지와 3·4단지, 6·7단지, 10·11단지는 각각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5·8·9·12단지는 개별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안주공의 강점으로는 서울과 가까운 입지가 꼽힌다. 단지와 서울 구로구 사이에는 안양천이 흐르고 있으며 11·12단지에서는 금천교를 건너 가산디지털단지로 이동할 수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와 여의도 등 서울 서남권 주요 업무지구와도 비교적 가까운 편이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매물은 크게 줄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과거 단지별로 수십 건에 달하던 매물이 최근에는 실제 거래가 가능한 물건을 찾기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거래 여건도 매물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안주공 12단지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11억2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8억~9억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폭으로 상승했다. 3단지 전용 49㎡ 역시 지난해 10월 5억 원대에서 올해 6월 7억3000만 원까지 올랐다.
다만 최근의 가격 상승에는 향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만큼 실제 사업성이 이를 뒷받침할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진행되는 과정에서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조합원의 부담도 함께 늘어날 수 있어서다.
사업성 측면에서는 용도지역 상향 가능성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안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현재 제2종일반주거지역인 단지들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열렸다. 각종 인센티브를 적용할 경우 용적률을 최대 330%까지 확보할 수 있어 기존 중층 단지의 사업 여건이 종전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최대 용적률이 실제 사업계획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공공기여와 기반시설, 임대주택 등 여러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용적률이 늘어나더라도 증가분 전부가 일반분양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닌 만큼 단지별 세대수와 대지지분, 일반분양 물량 등에 따라 사업성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하안주공은 소형 주택형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기존 소형 주택 소유자가 재건축 후 더 넓은 주택형을 선택할 경우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담금 문제가 사업 추진의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안주공 역시 향후 시공사 선정과 관리처분계획 수립 과정에서 공사비와 일반분양 수입 등이 구체화돼야 조합원들이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거래가격만으로 재건축 사업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예상 공사비와 일반분양 물량, 조합원 분담금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안동의 교통 여건도 향후 가치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소다. 서울과 가까운 입지에도 불구하고 단지를 직접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이 없다는 점은 오랫동안 약점으로 꼽혀왔다. 12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1호선 독산역까지는 도보 이동이 필요한 만큼 출퇴근 시간대에는 차량 교통 의존도가 높다.
주민들이 기대하는 노선 가운데 하나는 ‘신천~하안~신림선’이다. 시흥 신천역에서 광명시흥 3기 신도시와 하안동을 거쳐 서울 독산·신림 방면으로 연결하는 철도 구상으로, 실제 사업이 추진될 경우 하안동의 철도 접근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광명시도 해당 노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과 민간투자사업 추진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다만 아직 장기간의 행정 절차와 사업성 검토가 필요한 만큼 현재 단계에서 개통 시기나 사업 실현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근을 지나는 신안산선 역시 교통 개선 요인으로 거론된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독산동 일대를 통해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개통 일정이 늦어지고 있어 교통 호재 역시 실제 개통 시점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2만 가구가 넘는 대규모 이주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여러 단지의 이주 시기가 겹칠 경우 광명뿐 아니라 금천·구로 등 서울 서남권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인허가 과정에서 단지별 사업 일정을 분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하안주공 재건축이 입지와 규모, 용적률 상향 가능성 등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만 향후 사업성은 결국 구체적인 비용 구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은 분명 사업 여건을 개선하는 요소지만 최근 재건축 사업에서는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크게 올라 용적률만으로 사업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며 “향후 추정 분담금과 일반분양 물량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단지별 사업성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안주공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노후 주거지역의 대규모 정비와 서울 서남권 주택 공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다만 현재의 가격 상승과 장래의 신축 가치 사이에는 상당한 사업기간과 비용이 존재하는 만큼, 재건축 기대감뿐 아니라 실제 사업비와 조합원 부담 수준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