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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신반포4차가 보여준 재건축의 모순… 40년 전에는 대지지분과 건물을 샀는데, 지금은 건물 다시 지을 돈도 없다?",
  "slug": "why-rich-homeowners-still-need-general-sales-to-rebuild",
  "summary": "신반포4차는 기존 1,212가구를 약 1,833가구로 늘리는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시공사 선정 당시 7개 타워와 조합원 한강 조망을 강조한 특화설계를 제시했지만, 실제 심의 과정에서는 학교 일조권 등 현실 조건이 반영돼 11개 동 규모로 바뀌었다. 건설사가 실현 가능성이 낮은 화려한 조감도를 내세웠다면 비판받아야 하지만, 조합 역시 일반분양으로 분담금을 줄이면서 세대수는 1.5배로 늘리고, 동시에 넓은 녹지와 좋은 조망, 낮은 건폐감과 쾌적성까지 모두 기대했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않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서울의 비싼 대지지분을 이미 가진 사람들이 왜 자기 땅 위에 건물 하나 다시 짓기 위해 일반분양자를 대거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40년 전에는 토지와 건물을 함께 살 돈을 마련했고, 그 사이 물가와 소득, 자산가치가 모두 올랐다면 새 건물 건축비 정도는 어느 정도 준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재건축의 ‘사업성’은 공짜 돈이 아니라, 자신의 토지 일부를 더 많은 신규 소유자와 나누는 대신 현금 부담을 줄이는 선택에 가깝다.",
  "body": "40년 전 아파트를 산 사람은 건물만 산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전유부분과 함께 그 아파트가 서 있는 토지의 지분도 샀다. 자기 돈을 냈고, 부족하면 대출도 받았다. 그렇게 토지와 건물을 함께 취득했다.\r\n\r\n그로부터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건물은 낡았다. 배관과 설비는 오래됐고, 주차장과 평면도 지금의 생활 수준에 맞지 않는다. 이제 건물을 다시 지을 때가 됐다.\r\n\r\n그런데 여기서 조금 이상한 풍경이 펼쳐진다.\r\n\r\n처음에는 땅과 건물을 모두 자기 돈으로 샀던 사람들이 이제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자기 땅 위에 건물을 하나 다시 짓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기존보다 세대수를 크게 늘리고, 일반분양자를 받아들이고, 그들이 낸 분양대금으로 새 건물을 짓는다.\r\n\r\n우리는 이것을 흔히 ‘재건축 사업성’이라고 부른다.\r\n\r\n최근 신반포4차 재건축을 둘러싼 논란은 이 구조를 아주 잘 보여준다. 기존 1,212가구인 이 단지는 재건축 후 약 1,833가구가 될 예정이다. 같은 땅에 사는 가구가 약 50% 늘어난다.\r\n\r\n시공사 선정 당시에는 1,800여 가구를 7개 고층 타워에 배치해 건물 사이를 크게 열고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는 특화설계가 제시됐다. 조합원 모두가 한강을 볼 수 있다는 설명까지 나왔다. 그러나 실제 서울시 심의 과정에서는 학교 일조권 등의 문제가 반영되면서 11개 동 규모의 설계가 제시됐다.\r\n\r\n조합원들이 불만을 가질 만하다. 7개 동의 날렵한 타워와 탁 트인 한강 조망을 보고 시공사를 선택했는데 심의를 거친 결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 됐기 때문이다. 시공사가 실제 인허가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화려한 그림을 수주 경쟁에 사용했다면 당연히 따져볼 문제다.\r\n\r\n그러나 시공사 이야기만 하고 끝내면 이 사건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다.\r\n\r\n애초에 왜 1,212가구가 살던 땅에 1,833가구를 넣으려고 했는가.\r\n\r\n답은 어렵지 않다.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서다.\r\n\r\n여기서 일반분양자가 기존 조합원의 공사비를 아무 대가 없이 대신 내주는 것은 아니다. 일반분양자는 돈을 내고 새 아파트를 산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는 대지권이 붙는다.\r\n\r\n그 대지지분은 어디에서 나오는가.\r\n\r\n원래 기존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던 바로 그 땅이다.\r\n\r\n따라서 일반분양을 늘린다는 것은 기존 소유자들이 가지고 있던 토지 소유권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새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r\n\r\n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현금보다 부동산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자신의 토지지분 일부를 새로운 소유자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건축비를 마련하는 거래이기 때문이다.\r\n\r\n그러나 신반포4차 같은 곳을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r\n\r\n이곳은 재건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 주거지가 아니다. 서울에서도 상당히 비싼 토지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다. 대지지분 자체가 상당한 자산이다.\r\n\r\n그런데 그 정도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왜 자기 건물 하나 다시 짓기 위해 반드시 일반분양자를 600가구 넘게 더 받아야 하는가.\r\n\r\n재건축 비용이 많이 올랐다는 대답이 돌아올 수 있다.\r\n\r\n맞다. 40년 전에 비하면 공사비는 크게 올랐다. 인건비도, 자재비도, 건축 기준도 완전히 달라졌다.\r\n\r\n하지만 40년 동안 오른 것은 건축비뿐만이 아니다.\r\n\r\n물가가 올랐고, 명목소득도 올랐다. 그렇다면 적어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주택 소유자라면 언젠가 건물이 낡아 다시 지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때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 마련해 두는 선택도 가능하지 않았을까.\r\n\r\n40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r\n\r\n1년에 조금씩이라도 미래의 주거비용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다. 반드시 별도의 ‘재건축 통장’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저축일 수도 있고, 금융자산일 수도 있고, 은퇴 계획에 포함된 자금일 수도 있다.\r\n\r\n중요한 것은 40년 뒤의 새 건물이 공짜로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r\n\r\n자동차를 15년 타면 언젠가 다른 차를 사야 한다는 것을 안다. 처음 자동차를 살 때 돈을 냈다는 이유로 다음 자동차가 공짜가 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소득이 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는 동안 다음 차를 살 형편도 함께 만들어 간다.\r\n\r\n주택은 오히려 자동차보다 유리하다.\r\n\r\n40년이 지나 건물은 낡아도 땅은 그대로 남는다. 서울의 좋은 입지라면 그 토지의 가치는 오히려 크게 올랐다.\r\n\r\n그런데도 새 건물을 지을 돈을 전부 자기 자산 안에서 마련하기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토지를 더 잘게 나누어 신규 소유자에게 팔고 그 돈으로 건축비를 충당하는 방식이 당연한 재건축 공식이 됐다.\r\n\r\n그리고 여기서 두 번째 모순이 생긴다.\r\n\r\n신반포4차는 기존 1,212가구에서 약 1,833가구로 늘어난다. 사람은 약 1.5배가 된다. 땅은 늘어나지 않는다.\r\n\r\n그런데 새 아파트에서는 넓은 조경을 원한다. 동 간 거리가 넓기를 원한다. 건물은 날렵해야 하고, 한강이 잘 보여야 하며, 고급 커뮤니티도 갖춰야 한다. 가능하면 기존보다 훨씬 쾌적한 단지가 되기를 바란다.\r\n\r\n누구나 바랄 만한 것들이다.\r\n\r\n그러나 모두를 동시에 극대화하기는 어렵다.\r\n\r\n같은 땅을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 쓰기로 했다면 어느 정도의 밀도 상승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고층화로 지상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건축기술로 상당 부분 보완할 수도 있지만, 물리적인 한계까지 없앨 수는 없다.\r\n\r\n신반포4차의 7개 동 특화안과 11개 동 심의안의 차이는 그래서 단순한 조감도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r\n\r\n건설사가 조합원에게 지나치게 아름다운 꿈을 보여줬다면 건설사의 문제다.\r\n\r\n하지만 그 꿈의 내용도 들여다봐야 한다.\r\n\r\n세대수는 1.5배로 늘린다. 일반분양 수익으로 내 부담금은 최대한 줄인다. 그러면서도 녹지는 넓고, 건물은 적고, 한강은 잘 보이고, 단지는 기존보다 더 쾌적해야 한다.\r\n\r\n건설사가 그런 그림을 그려준 것은 맞지만, 그런 그림을 원한 사람들도 있다.\r\n\r\n만약 조합원들이 새 건물을 자기 돈으로 지을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었다면 다른 선택도 가능했다.\r\n\r\n1,833가구까지 늘리지 않고 기존 세대수에 가까운 규모로 다시 지을 수 있었다. 훨씬 적은 사람이 같은 토지를 사용하는 만큼 넓은 동 간 거리와 풍부한 조경, 좋은 조망을 확보하기도 쉬웠을 것이다.\r\n\r\n대신 조합원은 자신의 건축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r\n\r\n그것이 원래 새 건물을 짓는 비용이다.\r\n\r\n그래서 재건축의 ‘사업성’이라는 말을 들을 때 조금 다르게 번역해볼 필요가 있다.\r\n\r\n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정말 새 집을 지을 경제력이 없다는 뜻인가.\r\n\r\n아니면 **이미 상당한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 돈은 가능한 한 적게 쓰고 새 집을 짓고 싶다는 뜻인가.**\r\n\r\n신반포4차 같은 부유한 지역에서는 특히 이 질문이 유효하다.\r\n\r\n40년 전에는 토지와 건물을 함께 살 돈을 마련했다. 부족하면 대출도 받았다. 이후 40년 동안 물가도 오르고 소득도 오르고 보유한 토지의 가치도 크게 올랐다.\r\n\r\n그런데 이제는 건물 하나 다시 짓기 위해 자신의 대지지분 일부를 새로운 소유자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한다.\r\n\r\n그 선택 자체는 자유다.\r\n\r\n다만 그렇게 해서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면, 더 많은 사람이 같은 땅을 사용하게 된다는 결과 역시 그 선택의 일부다.\r\n\r\n내 돈은 적게 들이고 싶고, 일반분양은 많이 하고 싶고, 그런데 완성된 단지는 저밀도 고급주택처럼 쾌적하기를 바라는 것은 재건축이라는 기술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r\n\r\n건설사의 과장된 특화설계를 막기 위해 계약조건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처음부터 실현 가능한 설계만 요구한다면 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기존 1,212가구가 살던 땅에 왜 1,833가구를 넣어야 하는가. 세대수를 50% 늘려 일반분양 수입으로 건축비를 충당하겠다는 전제를 그대로 둔 채, 저밀도 단지의 쾌적성과 한강 조망까지 모두 요구하는 것이 애초에 가능한 일이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r\n\r\n재건축은 부를 만들어내는 마술이 아니다.\r\n\r\n가지고 있는 땅과 새로 투입할 돈 사이에서 무엇을 내놓고 무엇을 얻을지를 결정하는 거래다.\r\n\r\n그래서 신반포4차의 조감도를 보며 묻게 된다.\r\n\r\n40년 전에는 대지지분과 건물을 함께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r\n\r\n40년이 지난 지금, 왜 건물 다시 지을 돈은 없는가.\r\n\r\n왜 조감도를 보고 화를 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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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_at": "2026-09-15T06:57:43+00:00",
  "updated_at": "2026-09-15T07:06:12.9167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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