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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6번 파산신청한 트럼프, 이란 프로젝트에서 큰 손실을 입다",
  "slug": "trump-iran-project-loss",
  "summary": "트럼프의 이란전은 처음부터 단순한 핵 억제보다 훨씬 큰 목표를 노린 고위험 프로젝트였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 이해까지 끌어안아 이란의 핵·미사일·프록시를 동시에 약화시키고, 더 나아가 중국과 연결된 이란의 에너지·금융망을 끊어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제경제 질서 안으로 되돌리려 했다. 하메네이 제거와 압도적 군사압박 뒤 이란이 굴복할 것이라 계산했지만, 이란은 오래 준비한 호르무즈 카드를 꺼내 세계 에너지시장에 비용을 전가했고 미국 역시 고유가·군수품 소모·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결국 미국은 6월 MOU에서 정권교체와 미사일 완전제거 같은 최대목표를 사실상 뒤로 미루고 이스라엘까지 자제시키며 출구를 모색했다. 여섯 차례 기업의 Chapter 11을 경험한 트럼프가 사업에서 그랬듯, 이란에서도 크게 베팅한 뒤 손익이 악화되자 조건을 다시 짜는 ‘TACO식 구조조정’에 들어간 셈이다. 다만 사업과 달리 전쟁에서는 하메네이의 죽음과 무너진 신뢰, 소모된 무기와 호르무즈 충격을 되돌려주는 파산법원이 없다.",
  "body": "# 하메네이를 죽인 뒤 MOU로 후퇴한 미국, 무엇을 잘못 계산했나\r\n\r\n도널드 트럼프의 기업들은 과거 여섯 차례 Chapter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개인파산은 아니었다. 사업을 청산하기보다 채무조건을 다시 짜고, 손실을 재분배하고, 살아남은 자산으로 다음 거래를 시작하는 기업회생 절차였다. 이 경력을 단순히 ‘사업 실패 여섯 번’이라고 조롱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트럼프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은 그가 **큰 레버리지를 걸고, 일이 예상대로 풀리지 않으면 기존 조건에 집착하기보다 거래 자체를 다시 짜는 데 익숙한 사업가**였다는 사실이다.\r\n\r\n그런 점에서 2026년 미국의 이란전쟁은 묘하게 트럼프의 과거 사업을 닮아 있다. 아직 미국이 ‘파산’을 걱정할 단계라는 뜻은 물론 아니다. 세계 최대 경제·군사대국인 미국의 체력과 이란의 체력은 비교하기 어렵다. 그러나 하나의 사업 프로젝트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트럼프의 ‘이란 프로젝트’는 당초 기대했던 수익보다 비용이 훨씬 커졌고, 한 차례 구조조정까지 했지만 그마저 실패하면서 경영악화 단계에 들어섰다.**\r\n\r\n전쟁 직전 미국이 원했던 것은 단순한 핵무기 포기가 아니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역내 프록시 세력,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까지 한꺼번에 약화시키려 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의 안보 이해가 강하게 결합돼 있었다.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미국 본토보다 이스라엘에 훨씬 직접적인 위협이다. 미국이 핵 문제만 해결하려 했다면 굳이 미사일과 프록시라는 공연한 협상 부담을 동시에 올릴 필요가 없었다.\r\n\r\n그런데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눈앞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기회가 나타났다. 이란은 경제적으로 약해져 있었고 역내 동맹망도 과거보다 흔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지휘부를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는 군사적 기회가 있었다. 결국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됐고 하메네이는 첫날 사망했다.\r\n\r\n문제는 그 다음이었다.\r\n\r\n미국의 계산은 아마 이랬을 것이다.\r\n\r\n**지도부를 제거한다. 군사력을 압도적으로 파괴한다. 경제제재를 가한다. 충격에 빠진 이란은 굴복한다. 그러면 핵뿐 아니라 미사일과 역내 영향력까지 한꺼번에 양보받을 수 있다.**\r\n\r\n100을 요구해서 정말 100을 얻으면 대박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두들긴 뒤 50이나 60에서 거래하면 된다. 이것은 트럼프가 관세협상 등에서 반복해서 보여준 이른바 ‘TACO’식 협상법과도 닮았다. 극단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상대에게 그 조건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다는 공포를 준 뒤, 비용이 커지면 부차적인 요구를 버리고 핵심적인 거래를 챙기는 방식이다.\r\n\r\n하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전제가 있었다.\r\n\r\n**미국이 이란에 가하는 고통은 크지만, 이란이 미국에 되돌려줄 수 있는 고통은 제한적이어야 했다.**\r\n\r\n그 전제를 무너뜨린 것이 호르무즈 해협이었다.\r\n\r\n호르무즈의 전략적 가치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16세기 포르투갈이 인도양 제국을 만들면서부터 페르시아만의 입구를 장악하려 했을 정도로 수백 년 동안 세계적인 해상 요충지였다. 오늘날에는 그 좁은 수로 위에 세계 석유와 LNG 공급망이 얹혀 있다.\r\n\r\n더구나 이란의 호르무즈 카드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다. 이란은 전쟁 직전 해협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공격을 받으면 호르무즈를 사용할 가능성을 공공연히 경고했다. 미국이 그 위험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r\n\r\n미국의 오판은 호르무즈의 중요성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이란이 그 카드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굴복할 것이며, 설령 사용하더라도 미국의 압도적인 해군력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n\r\n그러나 이란은 미국 해군을 격파할 필요가 없었다. 몇 척의 군함으로 바다를 물리적으로 막을 필요도 없었다. 드론, 대함미사일, 고속정, 기뢰 위험과 “통과하면 공격받을 수 있다”는 신호만으로도 충분했다. 선주와 보험회사들이 스스로 선박을 세우기 때문이다.\r\n\r\n이 순간 이란은 압도적인 국력 차이를 부분적으로 상쇄하는 데 성공했다.\r\n\r\n미국은 이란 경제를 제재한다.\r\n이란은 호르무즈를 위험하게 만든다.\r\n세계 에너지 가격이 오른다.\r\n미국 소비자가 주유소와 물가에서 비용을 낸다.\r\n전쟁의 정치적 비용이 백악관으로 돌아간다.\r\n\r\n미국이 생각했던 일방적인 강압게임이 **서로 상대의 고통 임계점을 시험하는 게임**으로 바뀐 것이다. 현재도 호르무즈 통항 불안과 협상 결렬 우려가 국제유가를 움직이고 있으며 8월 18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섰다.\r\n\r\n그리고 여기에서 트럼프의 원래 계산에 또 하나의 목표가 있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n\r\n**이란을 다시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제경제·금융질서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r\n\r\n이는 반드시 “모든 거래를 달러로 하라”는 단순한 의미의 달러 패권은 아니다. 핵심은 이란이 중국에 석유를 팔고, 미국 제재를 우회하며, 미국 금융시스템 밖에서 독립적인 생존경로를 만드는 것을 차단하는 데 있다.\r\n\r\n이란 원유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 2025년 기준 중국은 이란의 해상 원유수출 가운데 80%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이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업체들을 제재 대상으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는 5월 시진핑과 만난 뒤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문제를 직접 논의했다고 밝혔다.\r\n\r\n그런데 6월 MOU 이후 미국의 행동은 더욱 흥미롭다.\r\n\r\n미국은 이란 석유를 영원히 못 팔게 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60일 동안 이란산 원유 판매와 관련 금융·보험·운송 거래까지 허용하는 일반허가를 발급했다. 달러 거래도 허용됐다.\r\n\r\n동시에 트럼프와 밴스는 동결 해제되는 이란 자금을 미국이 통제하는 에스크로 구조에 놓고 미국산 옥수수·밀·대두와 의약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란은 그런 의무가 MOU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반박했기 때문에 이를 확정된 합의조항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미국이 어떤 경제구조를 원했는지는 매우 선명하게 드러난다.\r\n\r\n미국이 원했던 것은 반드시 **이란의 석유수출 제로**가 아니었던 것이다.\r\n\r\n오히려 더 매력적인 그림은 이것이었을 수 있다.\r\n\r\n**이란은 석유를 판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의 제재를 피해 독립적으로 돈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금융·무역망 속에서 판다. 그 돈으로 국제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가능하다면 미국 상품도 산다.**\r\n\r\n그렇다면 미국에게 가장 좋은 이란은 ‘파괴된 이란’이 아니다.\r\n\r\n핵무기가 없고, 군사적으로 약화되어 있으며, 호르무즈를 열어놓고, 석유를 생산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으면서 미국이 금융·제재 레버리지를 행사할 수 있는 **기능하는 이란**이다.\r\n\r\n이 관점에 서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가 왜 전쟁 중간부터 갈라졌는지도 설명된다.\r\n\r\n이스라엘에는 이란의 미사일 한 발을 더 없애는 것 자체가 직접적인 안보이익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지 않다. 이란의 미사일을 마지막 한 발까지 제거하기 위해 호르무즈 봉쇄와 고유가, 군수품 소모, 국내정치적 부담을 계속 떠안는 것은 어느 순간 손익이 맞지 않는다.\r\n\r\n그리고 바로 그 순간 등장한 것이 6월 MOU였다.\r\n\r\n14개 항목으로 알려진 MOU는 호르무즈 재개방과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완화, 60일간의 후속협상, 제재완화와 동결자산 문제 등을 담았다. 핵 문제는 계속 협상하기로 했다.\r\n\r\n눈여겨볼 것은 전쟁 초기에 외쳤던 최대주의적 목표 상당수가 이 단계에서는 뒤로 밀렸다는 사실이다.\r\n\r\n**정권교체도 아니었다.\r\n이란 미사일의 완전한 제거도 아니었다.\r\n이스라엘이 원하는 수준까지 전쟁을 계속하는 것도 아니었다.**\r\n\r\n대신 호르무즈를 열고, 핵 문제를 다시 협상하고, 이란 경제가 국제시장으로 복귀할 통로를 만드는 거래가 등장했다.\r\n\r\n기업에 비유한다면 이것은 파산이 아니라 **첫 번째 구조조정**이었다.\r\n\r\n애초 사업계획의 예상수익이 틀렸고 비용이 지나치게 커지자, 비싼 사업목표를 정리하고 핵심자산만 남긴 것이다.\r\n\r\n그렇다면 하메네이 제거는 더욱 뼈아픈 판단으로 남는다.\r\n\r\n관세를 100% 부르다가 30%로 낮추는 것은 되돌릴 수 있다. 협상조건도 다시 쓸 수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는 것은 되돌릴 수 없다.\r\n\r\n더구나 그 뒤에 친미정부를 세울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정권의 머리를 잘라낸다고 그 빈자리에 자동으로 친미 자유주의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아니다. 가장 조직력이 강하고 무장력이 있는 세력이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란에서는 강경파와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r\n\r\n친미정부를 확실하게 세우고 지키려 한다면 결국 누군가는 이란 땅에서 새로운 질서를 보장해야 한다. 현지 세력이 그것을 못하면 미군 보병이 들어가야 한다. 그 순간 ‘짧고 강한 공습’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연상시키는 점령·국가재건 전쟁으로 변한다.\r\n\r\n미국은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r\n\r\n결과적으로 **기존 협상 상대는 제거했지만 원하는 새 협상 상대는 만들지 못했고, 더 강경해진 이란과 다시 거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r\n\r\n이것이 트럼프의 이란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손실이다.\r\n\r\n미국이라는 회사가 망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 전쟁을 몇 년 더 끌고 갈 경제력도 군사력도 있다.\r\n\r\n문제는 **그럴 이유가 있느냐**이다.\r\n\r\n기업의 부실은 돈이 완전히 떨어질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예상했던 수익보다 비용이 커지고, 처음 세운 사업계획으로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r\n\r\n트럼프는 사업가 시절 여러 번 그런 상황을 만났다. 그리고 그때마다 조건을 다시 짰다.\r\n\r\n이란에서도 비슷하다.\r\n\r\n처음에는 100을 노렸다.\r\n하메네이까지 제거했다.\r\n그러나 이란은 굴복하지 않았다.\r\n호르무즈라는 예상보다 강한 잠재부채가 현실화됐다.\r\n이스라엘이 원하는 목표까지 모두 달성하려면 비용이 너무 커졌다.\r\n결국 6월에는 목표를 줄이고 MOU라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r\n\r\n그러나 그 구조조정도 60일 만에 흔들렸다. 미국은 8월 17일 MOU 연장을 거부했고, 트럼프는 다시 이란의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r\n\r\n그래서 지금 트럼프의 강경한 수사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r\n\r\n그가 사업에서 여러 차례 보여준 방식대로라면 지금의 극단적인 요구는 **다음 거래의 가격을 다시 높이는 과정**일 수도 있다.\r\n\r\n문제는 사업과 전쟁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r\n\r\n호텔과 카지노는 Chapter 11을 신청하고 채무를 다시 협상할 수 있다.\r\n\r\n그러나 전쟁에는 하메네이의 죽음도, 소모된 미사일도, 무너진 신뢰도, 호르무즈에서 발생한 비용도 되돌려주는 파산법원이 없다.\r\n\r\n트럼프는 여섯 차례 기업회생을 경험한 사업가다.\r\n\r\n그가 이란 프로젝트에서도 다시 한번 조건을 재조정해 손실을 줄일지는 모른다.\r\n\r\n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장부만 보면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r\n\r\n**트럼프는 이란이라는 사업의 예상수익을 지나치게 높게 잡았고, 호르무즈라는 부채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r\n\r\n그리고 그 판단착오의 비용은 이제 이란만이 아니라 미국도 함께 지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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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_at": "2026-08-18T04:44:52.7768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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