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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새마을금고, 근본적 수술 없이는 회생의 골든타임마저 놓친다",
  "slug": "saemaul-geumgo-reform-golden-time",
  "summary": "새마을금고가 지방금고 진출과 어린이 예금 유치 등 새로운 수신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부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영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일이다. 우량금고를 통한 부실금고 합병이 계속되는 가운데 직무정지된 이사장마저 여전히 경영에 관여한다는 의혹은 내부통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새로운 자금을 끌어온다고 기존 부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부실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그대로라면 자금조달은 일시적인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급전을 끌어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새어나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근본적인 수술을 미루는 동안 새마을금고는 회생의 골든타임마저 놓칠 수 있다.",
  "body": "새마을금고, 근본적 수술 없이는 회생의 골든타임마저 놓친다\r\n\r\n환자에게 출혈이 계속되고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출혈을 멈추는 것이다. 수혈은 당장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만, 출혈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피를 공급해도 환자는 회복되지 않는다. 오히려 수혈에 의존하는 동안 근본적인 치료를 시작할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r\n\r\n지금 새마을금고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장면이다.\r\n\r\n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미성년 자녀의 첫 금융거래와 예·적금 가입을 장려하는 '우리아이 금융생활' 이벤트를 발표했다. 총 2만 명을 대상으로 2억 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한다.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현금을 지급하고, 일정 금액 이상 예·적금에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r\n\r\n금융기관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다. 특히 어린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장기적인 거래 기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r\n\r\n그러나 지금 새마을금고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마냥 평범한 영업활동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r\n\r\n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총수신은 지난해 말보다 12조1천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대출은 1조3천억 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연체율은 5.08%에서 6.34%로 상승했고, 상반기 순손실은 6,768억 원에 달했다.\r\n\r\n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연체율과 순손실이 개선되었다. 당국도 유동성을 충분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러한 수치만으로 새마을금고가 당장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r\n\r\n하지만 반년 만에 수신이 12조 원 넘게 감소한 금융기관이 새로운 자금원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그 배경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r\n\r\n새마을금고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금고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자본비율과 흑자 지속기간 등 진입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지방금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지역금융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지방금고에 선정되면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새마을금고의 수신 기반 확대와도 무관하지 않다.\r\n\r\n한쪽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문턱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린이까지 대상으로 삼아 신규 금융거래를 장려하고 있다.\r\n\r\n각각의 활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모두 자금난의 증거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r\n\r\n새마을금고는 지금 새로운 돈을 끌어오는 데 집중하고 있는가, 아니면 기존의 돈이 부실로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가.\r\n\r\n금융기관에 예금이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벌었다는 뜻이 아니다. 예금은 언젠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부채다. 새로운 예금이 들어오면 유동성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미 발생한 부실채권이 정상채권으로 바뀌거나 손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r\n\r\n더욱이 잘못된 대출과 부실한 위험관리로 자산이 훼손되는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새로운 예금도 결국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r\n\r\n바로 이 지점에서 최근 보도된 또 다른 사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n\r\n지난 28일 국제신문은 부산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이사장이 여전히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이사장은 직원 상품권 편취 문제 등으로 직무정지 조치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거의 매일 이사장실에 출근하고 있다는 것이다.\r\n\r\n더욱 놀라운 것은 직무대행자가 그에게 업무를 물어보고 그의 뜻대로 처리한다는 내부 증언이다. 해당 이사장이 지점장에게 업무 관련 서류를 가져오라고 직접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r\n\r\n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사장의 전산망 접속과 공식 결재 권한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무대행자가 업무 처리 과정에서 해당 이사장에게 물어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회원 자격으로 금고에 출입하는 것까지 막을 권한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n\r\n물론 금고에 출입하는 것 자체와 실제 경영에 관여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해당 이사장의 구체적인 행위가 법령상 직무정지 위반에 해당하는지도 별도로 판단할 문제다.\r\n\r\n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출입을 막을 수 있느냐가 아니다.\r\n\r\n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사람이 여전히 조직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직무정지는 대체 무엇을 정지시킨 것인가.\r\n\r\n공식적인 결재권만 빼앗으면 경영권도 사라지는가. 직무대행자가 사실상 기존 이사장의 의사를 전달하는 통로가 된다면, 중앙회가 내린 제재는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가.\r\n\r\n이 사건을 단순히 어느 지역 금고의 비위 사건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다.\r\n\r\n새마을금고의 부실은 부동산 경기 침체나 금리 상승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부실한 대출 심사, 경영진의 무리한 의사결정, 내부통제의 실패 역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이다.\r\n\r\n그런데 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경영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이미 발생한 부실을 정리하는 것만으로 어떻게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r\n\r\n새마을금고중앙회는 그동안 부실금고를 인근 우량금고에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2023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모두 63개 금고가 합병됐고,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r\n\r\n부실금고를 정리하고 예금자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합병이 필요한 경우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합병은 부실을 없애는 마술이 아니다.\r\n\r\n두 금고를 하나로 합친다고 해서 회수하기 어려운 대출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부실을 떠안은 금고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한지도 따져야 한다. 합병 후 조직 운영과 위험관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규모만 커진 또 다른 부실금고를 만들어낼 위험도 있다.\r\n\r\n특히 부실을 발생시킨 경영 관행과 내부통제의 허점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합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r\n\r\n병든 조직을 다른 조직에 합친다고 해서 병의 원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n\r\n결국 지금 새마을금고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r\n\r\n새로운 자금을 유치하고, 기존 부실을 다른 금고에 합병시키고, 감독기관이 경영진에게 제재를 내리는 동안 정작 부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드는 구조적 개혁은 얼마나 진전되었는가.\r\n\r\n중앙회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부실금고 몇 곳을 합병했는지 발표하는 것이 아니다. 합병 이후 인수금고의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한지, 부실대출을 발생시킨 의사결정 구조가 실제로 개선되었는지 보여줘야 한다.\r\n\r\n직무정지된 임원이 여전히 경영에 관여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면, 공식 결재권을 차단했다는 설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 여부를 조사하고 직무대행 체계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r\n\r\n또한 개별 금고의 경영진이 위험한 대출을 결정했을 때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지,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을 묻고 경영에서 배제할 수 있는지,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고쳤는지 검증해야 한다.\r\n\r\n물론 새마을금고가 아무런 개선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부실채권 매각과 금고 합병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 규모도 줄었다. 이러한 개선은 분명히 평가할 부분이다.\r\n\r\n그러나 손실이 줄었다는 것과 손실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개선되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r\n\r\n전자는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후자는 경영진에 대한 통제와 내부 의사결정의 변화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r\n\r\n새마을금고에 남아 있는 시간이 무한한 것도 아니다.\r\n\r\n금융기관의 회생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 부실이 발생했더라도 손실을 감당할 자본이 남아 있고, 예금자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영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구조조정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다.\r\n\r\n그러나 부실 정리가 지연되고, 손실이 누적되고, 정상적인 금고마저 추가 부담을 떠안는 일이 반복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때는 구조조정에 필요한 비용이 더 커질 뿐 아니라 이를 감당할 여력도 줄어든다.\r\n\r\n무엇보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r\n\r\n지금 당장 새마을금고가 회생 불가능한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아직 회복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 있을 때 근본적인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r\n\r\n그런데도 새로운 예금을 유치하고 부실금고를 합병하는 데만 집중하면서 정작 잘못된 경영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줄어들 것이다.\r\n\r\n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는 것과 그 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r\n\r\n지방자치단체의 돈을 맡고 싶다면 그 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 어린이의 첫 금융거래를 유치하고 싶다면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으로 남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r\n\r\n그리고 부실금고를 합병하려면 단순히 부실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부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구조를 바꿔야 한다.\r\n\r\n새마을금고중앙회와 감독당국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r\n\r\n새로운 돈을 확보하고 부실을 다른 곳에 넘기면서 시간을 벌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부실을 드러내고, 책임을 묻고, 경영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것인가.\r\n\r\n새마을금고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자금 유치 전략만이 아니다. 부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드는 근본적인 수술이다.\r\n\r\n수혈은 환자를 잠시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출혈을 멈추지 못하면 결국 더 많은 수혈이 필요해진다.\r\n\r\n급전을 끌어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새어나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r\n\r\n그 수술을 계속 미룬다면 언젠가는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회복할 시간과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아서 무너질 수도 있다.\r\n\r\n회생의 골든타임은 부실이 모두 드러난 뒤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아직 수술할 여력이 남아 있을 때가 바로 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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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_at": "2026-10-28T23:05:34.074306+00:00",
  "updated_at": "2026-10-28T23:05:34.09054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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